'초등돌봄서비스' 안착까지 산 넘어 산…빛좋은 개살구 되나

머니투데이

세종=문영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서울 성동구 경동초등학교 온종일 돌봄교실을 방문해 1일 돌봄 체험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정부가 4일 돌봄서비스를 초등학교 전 학년으로 확대한다는 청사진을 내놨지만 '빛좋은 개살구'가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른바 '온종일 돌봄체계'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다.

정부는 이날 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현재 33만명 수준인 초등돌봄교실 대상 아동을 오는 2022년까지 53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1조1053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그러나 온종일 돌봄체계가 안착하기 위해선 예산과 돌봄교사 확보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정부는 돌봄체계 구축을 위해 5년간 모두 1조1053억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예산을 부담할 주체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교육부에 따르면 돌봄교실 확보에 드는 예산은 6000억원에 달한다. 시설비 1050억원은 전액 국고로 지원하지만 운영비·인건비 약 5000억원은 시·도 교육청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운영비와 인건비 충당을 위해 교육부와 교육청 간 협상은 지지부진하다.

교실 확보 문제도 난관이다. 당장 학교 유휴교실을 사용할 예정이지만 교육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말 현재 전국 초등학교 유휴교실은 고작 934실에 불과하다. 학교에서는 여전히 교실을 돌봄이 아닌 음악실·과학실 등 교육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실 확보 문제는 돌봄서비스가 공전을 거듭한 이유이기도 하다.

돌봄서비스를 운영하는 돌봄교사도 확보해야 한다. 돌봄교사는 교원자격증이나 보육교사자격증을 가진 자격사가 돌봄교실 1실당 1명이 배치될 예정이다. 대부분 교육감이 직접 고용한 무기계약직 신분이다. 돌봄서비스 컨트롤타워 부재도 걸림돌이다. 범정부 차원의 공동 추진계획인 탓에 이날도 교육부와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가 같이 보고했다.

돌봄서비스 확대에 따른 학교장과 교사들의 거부감도 불식시켜야 한다. 서울 소재 한 초등학교 교장은 "어린 학생들을 학교에 오래 둘 경우 자칫 안전사고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사고 책임에 따른 부담감이 있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돌봄서비스는 지난해 8월 새 정부 첫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1호 안건으로 채택됐지만, 부처 간 이견으로 진척이 더딘 사안"이라며 "앞으로 추진 과정에서도 적잖은 문제가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