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20억명 이용자 정보 유출됐을 수 있다"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페이스북이 개인정보 유출 파문에 휩싸인 가운데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페이스북 코리아 사무실에 정적이 흐르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페이스북이 전 세계 이용자 20억여명의 프로필 정보가 유출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의 '데이터 스캔들'과 관련된 영국의 데이터 분석업체에 8700만명 이용자 정보가 넘어간 것과 별개로 또 다른 곳이 이용자 프로필 정보를 악용했을 가능성이 있음을 고백한 것이다.

마이크 슈로퍼 페이스북 최고기술책임자(CTO)는 4일(현지시간) 공식블로그를 통해 "'악의적인 행위자'(malicious actor)가 페이스북 이용자 검색과 비밀번호 찾기 기능을 악용해 공개 프로필 정보를 손에 넣었다"며 "지금까지 관찰된 행위의 규모나 정교함을 봤을 때 페이스북 이용자 대부분의 정보가 유출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이 이렇게 추측하는 이유는 '이용자 검색 허용'이 사실상 디폴트(기본)로 적용돼있기 때문이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핸드폰 번호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해 이용자의 공개 프로필을 찾을 수 있다. 지금은 검색이 불가능한 상태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최고경영자)는 이날 CNBC와의 통화에서 "검색 기능을 허용한 상태라면 어떤 행위자가 어떤 시점에 어떤 방법으로든 당신의 프로필 정보에 접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악의적인 행위자'는 '다크 웹'(불법 정보 거래가 이뤄지는 웹)을 통해 번호와 메일주소 등을 수집한 다음, 이를 페이스북에서 자동 프로그램으로 검색해 공개 프로필 정보와 매칭하는 방식으로 개인정보를 완성시켰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대선 때 페이스북에서 유출된 개인정보 대부분이 미국내 이용자 정보였던 것과 달리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이용자가 피해자라는 이야기이다. 일각에서는 이용자들이 페이스북을 상대로 대규모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015년 기준 국내 페이스북 이용자 수는 약 1600만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