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세금 안 낸다" 비난한 트럼프, 자신은 더 안 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소유의 온라인 쇼핑몰 '트럼프스토어닷컴'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에 대해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다"는 등 비판의 날을 세운 가운데 정작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온라인 쇼핑몰이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아 도마 위에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 일가가 소유한 회사들의 지주회사 격인 '트럼프 기업(The Trump Organization)'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트럼프스토어닷컴(TrumpStore.com)'이 루이지애나와 플로리다 두 개 주(州)에서만 판매세를 가격에 포함했다고 전했다. 이들 지역에서만 판매세를 내겠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딴 브랜드 의류와 잡화를 판매하는 트럼프스토어닷컴은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뉴욕 트럼프타워에 본사가 있고 이곳 지하에서 오프라인 매장도 운영한다. 미국 연방세법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몰은 본사나 오프라인 매장이 있는 지역에 판매세를 내야하는데, 트럼프스토어닷컴이 이를 지키지 않은 셈이다.

이에 대해 트럼프스토어닷컴 대변인은 CNBC에 "세금을 성실히 납부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트럼프스토어닷컴이 뉴욕을 포함해 매장이 있는 모든 지역에서 판매세를 내야한다고 지적했다. 미 주의회협의회(NCSL)의 예산 및 조세 담당 디렉터인 맥스 비흘크는 "물리적 매장을 가진 사업체들은 (해당 지역에) 판매세를 내야하며, 예외가 적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했다.

트럼프스토어닷컴의 세금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주장과도 배치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부터 트위터 등을 통해 "아마존이 주 정부 및 지방 정부에 세금을 거의 내지 않고 있으며, 미국 우체국을 배달부로 이용하면서 수많은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을 파산으로 몰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이어 연방 대법원이 전자상거래업체의 판매세 상황을 검토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앞서 미국 법무부는 지난달 5일 연방 대법원에 제출한 법정 보고서에서 전통적인 오프라인 소매업체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주 정부가 온라인 유통업자들에게 판매세를 징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온라인 유통업체가 물리적 시설을 보유한 지역에서만 판매세를 내도록 한 1992년의 연방 대법원 판결이 온라인 쇼핑이 보편화된 현 시점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마존은 이미 판매세를 도입한 45개 주에서 모두 판매세를 납부하고 있다.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미국 내 거의 모든 지역에 유통센터 등의 물리적 거점이 들어섰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아마존의 세금 문제를 공격하지만, 정작 그의 온라인 쇼핑몰은 2개 주에서만 판매세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