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간 발품 팔아 책 홍보…역주행으로 얻은 ‘100만부 신화’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이기주 작가의 에세이 ‘언어의 온도’가 100만 부를 돌파했다. 지난 2016년 8월 19일 출간한 지 1년 8개월 만의 성과다.

‘언어의 온도’는 이 작가가 평범한 일상에서 건져 올린 생각과 경험을 소소하게 풀어낸 에세이로, 출간 후 크게 주목받지 못하다가 기존 출판 홍보 과정과는 다른 플랫폼을 통해 뒤늦게 입소문을 탔다.

책이 출간된 이후 6개월 동안 이 작가는 전국에 있는 모든 교보문고, 영풍문고, 반대앤루니스 매장을 직접 방문해 책을 홍보했다.

이 작가는 “난 집필실이나 별도의 작업 공간이 없어 서점을 돌아다니며 원고를 쓴다”며 “흙이 식물의 뿌리를 지탱하듯 서점은 책을 떠받치는 역할을 한다고 믿기에 이 책을 출간하고 전국의 주요 서점을 순례하듯 6개월 넘게 방문했다”고 했다.

소위 ‘역주행 도서’의 대표 아이콘이 되면서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도서 등이 집계한 ‘2017년도 도서 판매량’ 순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떠올랐다. 또 출판 에이전시인 KCC와 KL매지니먼트를 통해 대만과 베트남 등 아시아 전역에 판권이 수출됐다.

언론인 출신의 이 작가는 독자들의 사랑에 보답하고자 지난해 11월 24일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방문해 포항 지진 피해 성금으로 1억 원을 기부한 바 있다.

지난해 ‘말의 품격’(황소북스)을 출간한 이 작가는 올여름 ‘문학동네’ 출판그룹의 임프린트 ‘달 출판사’를 통해 신간 에세이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작가는 “글을 ‘쓸 때’ 느끼는 고통보다 글을 ‘쓰지 못할 때’ 느끼는 고통이 몇 곱절 더 큰 것 같다”며 “앞으로도 내 안에서 솟아나는 문장을 정성껏 모아 책에 스며들게 하겠다. 독자가 거닐 수 있는 ‘활자의 숲’을 조성해 아득하게 펼쳐놓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