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 특별공급에 공분, 9억 초과 집 결국 제외

분양가 14억원대 강남 최고급 아파트에 특별공급으로 당첨된 1999년생 청년. 서울아파트 평균가격이 7억원을 넘는 지금 청약 배려계층에 대한 혜택을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까.

국토교통부가 10일 '주택청약 특별공급 및 전매제한 제도' 개선안을 내놨다.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가가 9억원 초과 고가주택을 특별공급대상에서 제외하는게 골자다. 투기과열지구 내 특별공급 당첨주택의 전매제한 기간도 5년으로 강화됐다.


◇투기과열지구 분양가 9억 초과 주택 특별공급 제외

투기과열지구는 서울 25개구 전체와 경기(과천), 세종 등 27곳이다. 강북 아파트 도 전용면적 85㎡ 분양가가 8~10억원에 달하는만큼 서울에선 소형 주택만 특별공급이 이뤄질 전망이다.

주택청약 특별공급은 신혼부부와 장애인 등 사회적·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계층에게 주택의 일정 비율을 별도로 공급하는 제도다. 민영주택의 경우 기관추천, 신혼부부·다자녀·노부모 부양 시 전체의 33% 이내에서 특별공급을 한다.

하지만 최근 '디에이치자이개포' 특별공급에 19세 청년을 비롯해 전체 기관추천 당첨자 105명 중 1980~1990년대생이 8.6%를 차지하면서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취약계층의 내집마련을 돕기위해 도입한 특별공급이 취지와는 달리 '금수저'를 위한 편법 청약에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뒤늦게라도 정부가 제도의 허점을 보완한 것은 다행"이라면서 "왜 하필 기준액이 9억원인지 명확한 설명이 없고, 일반공급에서 10대 당첨자가 발생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인지 청약제도를 전반적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2배로↑… 전매제한 기산일 당첨 당일로 명시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은 늘어난다. 국토부는 신혼부부 특별공급 관련 규정을 개정, 내달초부터 9억원 이하 주택에 한해 기존의 2배(민영 10%→20%, 국민(공공) 15%→30%)로 특별공급 물량을 확대키로 했다.

민영주택의 경우 늘어나는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 중 일부(전체 공급량의 5%)를 할당해 소득기준요건을 완화(부부합산 연소득 6003만원→7203만원, 맞벌이 7804만원)하기로 했다. 무주택 실수요 신혼부부의 당첨기회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투기과열지구 내 특별공급 당첨물량의 전매제한 기간도 5년으로 강화된다. 이전기관 종사자의 특별공급을 포함한 투기과열 지구 내 모든 특별공급에 적용된다.

기관추천 특별공급의 투명성도 강화된다. 앞으로 소관기관들은 운영 실태를 자체 점검해 연 1회 이상 국토부에 보고해야 한다. 부실운영기관은 추천 권한을 회수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상반기 중 기관추천 특별공급의 추천 기준·절차 등은 주택청약 시스템을 통해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했다.

주택법 시행령을 개정해 전매제한 기산 시점도 '입주자로 당첨된 날'로 명시한다. 기존에는 '최초 주택공급 계약체결이 가능한 날'로 규정돼있어 청약당첨 후 분양계약을 체결하기 전의 불법 전매를 단속하는데 어려움이 컸다. 개정안은 오는 13일부터 입법 예고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