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반 걸린 '새 광화문광장' 로드맵, 원안 유지될까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박치현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광화문 역사광장 조성을 위한 서울시-문화재청 업무협약식에서 광장 조성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서울시와 문화재청이 10일 발표한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기본계획'의 출발점은 2016년 9월 출범한 광화문포럼이다. 분야별 전문가 33명과 서울시 내부 위원으로 구성된 광화문포럼은 매달 분과회의를 열었고. 지난해 4월 시민 1000여명을 대상으로 사업 방향에 대한 설문조사와 전문가 토론회를 진행했다.

로드맵 발표까지 준비 기간만 1년 반. 하지만 발표 원안대로 사업이 추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교통난에 대한 시민들의 반발을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관건이다.

현 광화문광장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 재임시절인 2008년 5월부터 약 2년간 722억원을 들여 리모델링했다. 당시에도 차량에서 인간 중심으로 광장 구조를 개선하고 조선시대 육조거리를 복원하는데 방점이 찍혔다. 이번에 발표된 로드맵과 방향이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업 내용은 확연히 다르다. 지금보다 광장의 넓이가 3.7배(1만8840㎡→6만9300㎡) 커지고 세종대로 양방향 10차선 도로가 6차선으로 축소된다. 광화문 앞 사직·율곡로 및 세종문화회관 방향 도로는 대부분 사라진다.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감도. /사진제공=서울시

시는 이번 사업이 보행, 자전거, 대중교통이용을 늘리는 '한양도성 녹색교통진흥지역'의 도로공간 재편 방향과 맥을 같이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시는 세종대로는 물론, 향후 종로 등 도심지역 도로도 순차적으로 4~6차로로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광화문광장 인근 차로는 지금도 차량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 새 광화문광장 공사기간은 물론 완공 이후의 교통 정체에 대한 우려가 높다.

시는 이에 대해 교통대책을 통해 평균 차량속도 저하를 1㎞/h에 그치게 하겠다고 밝혔다. 자전거 전용도로를 설치하는 등 친환경등급 하위차량 운행을 제한하고 GTX(수도권광역급행열차) 역사 신설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예정된 GTX 노선은 광화문을 지나가도 정차역이 예정돼있지 않다.

시는 향후 공론화 절차를 거쳐 새 광화문광장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내년에 기본·실시설계를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0년 1월 착공, 2021년 5~6월 준공이 목표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시민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을 거치고 오는 8월 설계공모를 통해 구체적 계획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변수는 남아있다. 공식 설계공모 전까지 3~4개월간 추가 공론화 과정에서 반대 의견이 강하면 새 광화문광장 사업도 동력을 잃을 수 있다. 발표된 초안에 따른 예상 총사업비는 995억원. 하지만 변경안에 따라 예산 규모도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