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콜 인수 골드만삭스 실적하락에도 '배당잔치'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골드만삭스와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가 인수한 주방용품기업 해피콜이 실적악화에도 불구하고 2년 연속 고배당을 실시해 관심이 집중된다.

12일 금융감독원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해피콜은 지난해 순이익이 23억원으로 전년보다 85% 급감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433억원, 106억원으로 각각 18%, 50% 감소했다.

이 같은 실적 부진에도 해피콜은 지분 100%를 보유한 최대주주 로카홀딩스를 상대로 지난해 순이익의 9배에 육박하는 204억원 규모의 배당을 실시했다. 배당성향은 895%에 달한다.

앞서 로카홀딩스는 해피콜을 인수한 첫해인 2016년에도 중간배당(142억원)과 기말배당(101억원)으로 총 243억원을 챙겼다. 그해 순이익 157억원의 1.5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로카홀딩스는 골드만삭스와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가 해피콜 인수를 위해 2016년 설립한 유한회사다. 당시 골드만삭스는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피콜 지분 100%를 1800억원에 인수했다.

골드만삭스와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가 각각 400억원, 500억원을 투자했고, 이현삼 해피콜 회장도 100억원을 출자했다. 나머지 800억원은 하나금융투자가 주선하는 인수금융을 통해 충당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로카홀딩스의 지분은 골드만삭스와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가 각각 45%, 해피콜 창립자인 이 회장이 10%를 보유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측은 해피콜 인수 당시 "골드만삭스의 국제적인 네트워크는 물론 글로벌 선도 기업을 육성해온 지난 수십년간의 경험을 해피콜에 전수할 것"이라고 밝혀 해피콜의 해외시장 개척 및 실적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지난해 실적이 뒷걸음치면서 글로벌 기업 육성보다는 고배당을 통해 자금회수에만 혈안이 돼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가 아무리 투자금 회수가 목적이라지만 실적 악화에도 9배에 달하는 배당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 측은 "해피콜의 지난해 실적은 경영적 판단과 지속 성장을 위한 영업채널 다변화를 위한 투자의 결과”라며 “배당은 로카홀딩스의 해피콜 인수금융의 차입금을 갚는데 사용됐으며, 투자금 회수 목적이나 대주주의 이익을 위함이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