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HQ, 매각 중단 이유는? '몸값 높일 수 있는 기회'

종합 엔터테인먼트기업 IHQ (239원 ▲22 +10.14%)의 최대주주인 딜라이브가 지분 매각 중단을 선언했다.

딜라이브가 성장동력으로 내세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확대를 위해서 콘텐츠 제작 능력이 있는 IHQ가 필요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IHQ가 중국 한한령(한류제한령)이 해제되면 기업가치를 더 높게 평가받을 수 있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2일 IHQ는 최대주주인 딜라이브가 그동안 검토해 오던 지분 매각을 중단했다고 공시했다.

딜라이브 채권단은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과 IHQ 매각을 추진 중이었다. 올해 잠재적 인수 후보자를 대상으로 투자제안서를 배포하면서 매각 기대감이 달아올랐다.

이번 매각 중단으로 딜라이브는 공시규정에 따라 3개월 뒤에 다시 IHQ 매각을 추진할 수 있다. 매각 중단 소식에 IHQ의 주가도 장중 15% 넘게 하락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딜라이브가 지난달 30일 보유한 종합유선방송(SO) 17개 권역 중 하나인 서초디지털OTT방송을 현대HCN에 매각하면서 IHQ에 대한 전략을 바꾼 것으로 보고 있다. 딜라이브는 남은 권역을 일괄 매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딜라이브 채권단은 최소 2조5000억원을 받고 팔아야 딜라이브 인수에 들인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서초디지털OTT방송 매각 가격을 기준으로 추산한 기업 가치는 약 1조7000억원이다.

이에 딜라이브는 기업가치 증대를 위해 OTT 확대를 내세웠다. 지난 4일 국내 첫 OTT 하드웨어 전문매장 '딜라이브 플러스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기도 했다.

OTT는 유선방송에 가입하지 않아도 인터넷만 구축돼 있으면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OTT는 주 이용자가 10~20대 층이다. OTT가 인기를 끌려면 자체 콘텐츠 확보가 핵심이다. 딜라이브가 현재 IHQ를 매각하면 1000억원이 넘는 현금이 들어오지만, OTT 시장에서 성공하면 기업가치를 더 높일 수 있다.

IHQ는 올해 드라마 3편을 제작하고 2018년 6~8편, 2020년 15편 제작을 추진하고 있다. 또 '맛있는 녀석들' 등 예능프로그램 제작도 확대할 계획이다. OTT 전용 콘텐츠까지 제작해 흥행하면 실적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한중 관계 개선으로 중국의 대한국 투자가 다시 재개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IHQ가 케이블방송, 매니지먼트, 콘텐츠 제작 등을 모두 영위하고 있어, 중국 기업들의 인수 경쟁이 시작되면 '몸값'이 상승할 수 있다.

IHQ 관계자는 "이번 매각 중단 공시는 투자자들의 혼선을 막기 위한 조치"라며 "당분간 올해 실적 성장에 집중할 계획으로, 향후 최대주주 지분 매각을 다시 검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