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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미투녀 심리는?" 男수사관, 女검사에 묻다

권력형 성범죄 속 '피해자 책임론'…왜, 성폭력에만 '저항'을 요구하는가

기자수첩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입력 : 2018.04.16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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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추행당하면서 다음날 남자에게 안부 문자를 보낸 여자의 심리는 뭘까요?"

직장 내 강제추행 사건을 조사하던 한 여성 검사가 남성 수사관에게 받은 질문이다. 이 검사는 "'싫으면 문제 제기했겠지'라는 생각으로 물어본 것 아니겠냐"며 "여자의 심리를 묻는 수사관의 질문 덕에 오히려 권력형 성폭력을 바라보는 '남자의 심리'를 알게 됐다"며 기자에게 쓴웃음을 지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4차례 성폭력을 당했다고 밝힌 김지은 전 정무비서에게도 같은 질문이 쏟아졌다. 안 전 지사의 성폭력 의혹을 수사한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 오정희 부장검사는 "김씨에게 계속 제기된 의문점 중 하나가 '왜 처음에 신고하지 않았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의문이 계속되는 이유는 범행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최초 사건 때 거부하지 않았으니 계속된 것 아니냐는 논리다. 하지만 가해행위의 반복성은 권력형 성폭력의 특징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서혜진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는 "권력형 성폭력 가해자는 피해자의 생사여탈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며 "따라서 피해자가 최초 범행에 즉각 반항하기 어려운데, 가해자는 이를 피해자가 동의했다고 착각하거나 혹은 지위를 이용해 지속적으로 성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폭력뿐 아니라 강자의 폭력은 기본적으로 반복적이다. 학교폭력이 대표적이다. 피하기 힘듦을 알기에 우리는 피해 학생이 저항하지 못했다고 탓하지 않는다.

반면 성폭력 피해자에겐 태도가 달라진다. 가해자가 아무리 우위에 있어도 성폭력 같은 범죄는 '죽을 각오로 거부할 것'을 요구한다. 배복주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은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 책임론은 '여성이 정조를 지키려면 싫다고 했어야지'라는 남성중심적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권력형 성폭력 사건은 범행을 당하고도 참을 수밖에 없던 피해자의 상황과 심리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성폭력을 갑질의 연장선으로 보면 쉽다. 회사 그만둘 각오하면 상사의 갑질에 저항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어렵다는데 누구나 공감한다. 그런데 왜 성폭력에만 저항을 요구하는가. 비겁하다.

[기자수첩]"미투녀 심리는?" 男수사관, 女검사에 묻다

이영민
이영민 letswin@mt.co.kr

안녕하십니까. 사회부 사건팀(마포, 은평, 서대문구 담당) 이영민입니다. 국내 사건·사고와 다양한 세상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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