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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의사들의 밥그릇…우리의 밥그릇

광화문 머니투데이 채원배 산업2부장 |입력 : 2018.04.17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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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와 '감옥'. 어울리지 않는 단어다. 그런데 최근 '감옥 갈 각오'를 공개적으로 밝힌 의사가 있다. 바로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차기 회장(이하 회장)이다. 그는 의협 회장 선거과정에서 "첫째 공약도, 둘째 공약도 '문재인 케어' 저지"라며 "3년, 5년 감옥에 갈 각오로 투쟁하겠다"고 했고, 의사들은 그를 자신들의 대표로 세웠다. '자유통일해방군' 상임대표이자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를 지낸 그의 경력은 문제가 되지 않았고, 오히려 강경 투쟁을 이끌 적임자로 부각시켜줬다.

최 회장을 선봉에 세운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일부터 '상복부 초음파'가 건강보험 급여항목에 포함되자 '파업' 카드를 꺼내들었다. 2000년 의약분업에 반발해 4차례 파업투쟁을 벌인 지 18년 만에 집단 휴진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의협이 당초 예고한 1차 집단 휴진일은 오는 27일이었으나 지난 14일 의협은 파업계획을 철회했다. 표면적으로 밝힌 이유는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대승적 차원'이다. 하지만 국민 건강을 볼모로 한 투쟁에 대한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과 내부의 불협화음 등이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의사들은 강경 투쟁의 적임자로 최 회장을 뽑았지만 현재 여론전에선 '완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 회장은 집단휴진 계획을 철회하면서도 "정부와 여당이 일방적으로 문재인 케어를 강행한다면 의사의 본질적 존립 목적인 국민건강권 수호라는 차원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단호히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대화 제의가 무시되거나 진정성 있는 논의가 없으면 파업을 다시 시행할 수 있다는 불씨를 남겨 놓은 것이다.

의협이 '국민건강권 수호'를 내세웠지만 여론은 이를 의사들의 '밥그릇 지키기'로 본다. 문재인 케어가 의료 정책의 정답일 수는 없고, 의사들의 지적처럼 '포퓰리즘' 성격인 면도 있어 보이지만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정책을 환영하지 않을 국민들은 없다. '문재인 케어' 저지를 '닥터케어'로 상당수의 국민들이 인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머니투데이가 지난 5일 '文케어 저지 닥터케어'라는 'MT리포트'를 다루자 이에 항의하는 의사가 있었다. 지방에서 개원 의사로 일한다는 김 모씨는 '평균연봉 1억6000만원인 의사들'이란 표현이 거짓말이라며 출처가 어디인지 따져 물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민 보건의료 실태조사' 결과지만 김씨는 평균 임금, 연봉이라는 게 틀렸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연소득이 2억원이지만 의료장비 구입 등 투자 금액이 5억원 넘고 주 66시간 일한다고 했다. 이런 점에서 의사의 소득은 연봉이라고 할 수 없으며, 각종 의료행위 규제 등 리스크도 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처럼 생각하는 의사들이 적지 않을 것 같다. 일반 근로자와 비교하면 연 소득 1억6000만원은 상위 1~2% 수준이지만 개원에 들어가는 비용과 근무시간 등을 감안하면 많지 않다고 말이다. 게다가 열심히 공부해 의대에 들어갔고, 의사면허를 따기 위해 10~15년 밤낮으로 공부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의사들은 생각할 것이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얘기하면서까지 의사들의 밥그릇 지키기를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누구에게나 '밥그릇'은 중요하고, 누군가가 내 밥그릇을 빼앗으려고 할 때 가만히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밥그릇이 다른 한쪽의 희생으로 유지되는 시스템이라면 문제가 있다. 의사들은 급여 부문에서의 적자를 비급여에서 메운다고 주장하지만 환자들은 천차만별인 비급여 진료비가 과다하다고 느낀다.

'문재인케어'가 의료 정책의 만병통치약은 분명 아닐 것이다. 건강보험 재정 안정성 훼손에 대한 우려도 자연스럽게 나온다. 인구 고령화로 연간 들어오는 보험료보다 나가는 돈이 많아져 적자구조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의협도 이 부분을 지적하지만 '밥그릇 지키기' 소리가 크다 보니 이 문제는 묻힌 듯 하다. 의료 분야가 워낙 전문적이기 때문에 의사들만큼 이 문제를 잘 아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우리 주변엔 아직 장사꾼 의사보다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우선시하는 좋은 의사들이 더 많다고 본다. 의협과 의사들이 '자기 밥그릇'만 말하기보다 '우리 밥그릇'을 얘기할 때 국민들은 이에 귀 기울일 것이다.

[광화문]의사들의 밥그릇…우리의 밥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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