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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 시평] 금융은 신뢰를 먹고 산다

[기고]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병윤

MT시평 머니투데이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입력 : 2018.04.18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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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금융회사를 얼마나 믿고 있을까? 은행이나 증권회사는 다 도둑놈들이라고 열변을 토하는 사람들도 실제로는 그 도둑놈들에게 자기 돈을 맡기고 금융거래를 한다. 내가 돈을 맡긴 금융회사들이 내 돈을 들고 도망가거나 돌려달라고 했을 때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잘 생각해 보면 돈 문제에 있어서는 나하고 일면식도 없는 은행직원이 오래 사귄 친구보다 더 믿을만하다. 우리는 의식하고 있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 금융회사를 신뢰하고 있다.

금융은 신뢰에 기반을 둔 비즈니스다. 은행이고 증권이고 보험이고 신뢰가 없으면 기본적으로 거래가 일어날 수 없다. 은행에 예금한 내 돈이 잘 있는지 내가 직접 확인해 보지는 않지만 언제든 찾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홈트레이딩 시스템을 이용해 삼성전자 주식을 사면 비록 인터넷상에 숫자만 찍혀 있을 뿐이지만 실제로 내가 삼성전자의 주주가 되었다는 믿음이 있다. 이런 신뢰가 없다면 금융은 성립할 수 없다.

금융에 대한 신뢰가 약해지면 금융거래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모든 경제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제공하는 금융이 위축되면 실물경제도 잘 돌아가지 않아 경제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따라서 금융에 대한 신뢰는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가장 기본적인 밑받침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발생한 삼성증권의 배당사고는 주식거래시스템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를 크게 약화시켰다. 정상적인 발행 절차를 거치지도 않은 주식이 발행되었고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 이 유령주식들이 시장에서 거래되었다. 그동안 아무 의심 없이 주식거래를 하던 사람들이 주식거래시스템 나아가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에 대해 의구심을 품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잊어버릴만하면 일어나는 금융회사 직원의 횡령사건, 금융소비자를 바보로 만드는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금융회사의 대규모 정보유출 사건 등이 발생할 때마다 금융에 대한 신뢰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세계적으로도 2008년 하반기에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금융시스템과 금융회사들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졌다. 당시 금융위기는 우리가 그동안 최고의 전문가 집단이라고 믿고 신뢰해왔던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신용평가사들과 합작하여 위험 덩어리인 금융상품이 위험한지도 모르고 매매하다가 촉발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금융에 대한 신뢰가 크게 훼손되었다.

신뢰가 무너지면 금융이 무너지고 금융이 무너지면 경제가 무너진다. 신뢰 위기를 겪지 않으려면 먼저 금융업 종사자들이 금융업 영위를 위해서는 신뢰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가슴 깊이 인식해야 한다. 금융에서 신뢰는 마치 우리가 숨쉬는데 필요한 산소와 같이 언제나 우리 곁에 있기 때문에 평소에는 중요성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 하지만 산소가 희박해지면 우리가 살 수 없듯이 신뢰가 사라지면 금융은 종말을 고하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금융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를 위한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해야 한다.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을 아까워하지 말자. 금융회사들의 철저한 내부통제시스템 구축, 사고 방지를 위한 전산시스템의 정비, 금융소비자보호 등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영업하기도 바쁜데 이런 것들은 대충 구색이나 맞추면 된다는 마인드를 바꾸지 않으면 신뢰회복은 요원하고 금융업은 점점 위축되어 스스로 자기 시장을 갉아먹게 될 것이다.

금융소비자들의 신뢰 확보를 위한 투자가 금융상품 하나 팔아 당장 이익을 내는 것보다 금융회사 이익에 비교도 안될 정도로 크게 기여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사태가 이에 대한 좋은 증거가 되고 있다.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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