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구역 해제된 사직2구역 도시재생 '난항'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서울 종로구 사직2구역 전경. /사진=김지훈 기자

서울시가 역사·문화 보존을 이유로 재개발 대상지에서 직권 해제한 사직2구역의 도시재생이 난항을 겪고 있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사직2구역 정비사업의 대안인 주거환경관리계획 수립이 지연되고 있다.

지난해 3월 서울시는 주거환경관리계획을 수립하기 전까지 일대 난개발을 금지할 목적으로 사직2구역의 개발행위허가를 제한한 바 있다. 개발행위허가 제한은 1년을 시한으로 적용돼 지난달 말 종료됐다. 하지만 서울시는 주민 간 소송전에서 패소하면서 주거환경관리계획의 결정 고시는 유보키로 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12월 '사직 제 2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조합'이 서울시, 종로구를 상대로 제기한 '정비구역해제고시 무효 확인 등 청구의 소'에서 정비구역 해제를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당시 사직2구역 직권 해제와 관련한 서울시 조례 및 관계 법령인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나 문화재보호법 등을 근거로 이 같은 판결이 내려졌다. 서울시는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했다.

재판부는 "(조례상 규정은) 위임 내용을 구체화하는 단계를 벗어나 새로운 입법을 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봐야 한다"며 "역사 문화적 가치를 보전한다는 사유가 정비사업의 추진과 직접적인 법률상 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사직 2구역은 종로구 사직동 311-10 일대에 지정됐던 3만4268㎡ 규모 도시환경정비구역이었다. 주택을 포함한 건축물 200여 동이 존재하는 한양도성 주변 지역이다. 주민들은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가 해제를 결정했다. 2016년 조례 개정으로 역사·문화유산 보존 필요성이 높은 구역은 직권으로 해제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 신설됐기 때문이다. 도시환경정비사업이란 도시 기능의 회복이 필요한 지역에서 도시환경을 개선하는 전면 철거 방식의 정비사업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시재생을 위해선 주민들과 충분한 소통이 필요하지만 소송을 진행하면서 계획 수립이 지연되고 있다"며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주민 협의체를 구성하고, 논의를 거쳐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