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시리아 공습에 '콧방귀'…"이란 제재엔 80달러 갈 수도"

브렌트유 선물가격 가격 추이(단위: 배럴당 달러)/자료=블룸버그

미국의 시리아 공습보다 이란 제재 여부 등이 국제 원유시장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고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16일 보도했다.

국제 원유시장은 이번 공습에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공습이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근월물 선물가격은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공습을 예고하면서 2014년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지만 이날은 오히려 하락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브렌트유 근원물 선물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1.10% 내린 배럴당 71.78달러를 기록 중이다.


CNBC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선에 이르려면 시리아 공습 이상의 변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을 지지해온 이란과 러시아의 대응 여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 맺은 핵협정을 파기하고 다시 제재에 나설지 여부가 국제유가 향방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로빈 밀스 카마르에너지 CEO(최고경영자)는 "원유시장이 이번 공습에 대해 꽤 여유를 가질 것 같다"며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공습이 제한적이었고 아사드 정권이나 러시아의 대응도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미국이 이미 이란 핵협정에서 물러날 것임을 시사했다며 이제 중요한 건 미국이 다음에 취할 조치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여부를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시리아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1만8000배럴로 세계 79위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하다. 그럼에도 미국의 시리아 공습을 앞두고 국제유가가 급등한 건 시리아 공습이 원유 주산지인 중동의 정정불안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합세한 이번 공습은 일회성으로 시리아의 화학무기 거점에 제한됐고 러시아와 이란의 반격을 불러 일으키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시리아 공습 가능성이 이미 국제유가의 최근 흐름에 반영됐다고 지적한다. 시리아 공습 이후 국제유가가 급락한 이유다.

그럼에도 원유 트레이더들은 브렌트유 가격이 단기간에 배럴당 80달러 수준으로 뛸 수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핵협정을 폐기할 공산이 크다는 관측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12일까지 이란 핵협정 파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팩츠글로벌에너지의 프레이든 페샤라키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협정에서 물러설 가능성이 90%"라며 미국이 핵협정을 파기하면 180일 안에 다시 제재를 가해야 하는데 국제유가에는 이 요인이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2개월 안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로 오를 수 있다며 이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목표하는 것으로 이란과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가 유가 상승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우디는 국영석유회사인 IPO(기업공개)를 앞둔 사우디아람코의 몸값을 높이기 위해 국제유가를 배럴당 80달러 수준으로 높이려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