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콘텐츠로 글로벌 공략 속도…日 애니 시장 '도전장'

김재용 카카오재팬 대표가 17일 일본 도쿄에서 진행된 '픽코마 2주년 기념 간담회'에 참석해 픽코마의 2년 성과와 픽코마TV의 출범을 알리고 있다./ 사진=카카오

카카오 (47,650원 ▼450 -0.94%)가 콘텐츠를 통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일본 시장에서 웹툰에 이어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한다. 독점 콘텐츠와 독자 비즈니스 모델로 애니메이션 콘텐츠의 본고장인 일본 점령에 나선다.

김재용 카카오재팬 대표는 17일 일본 도쿄 토호 시네마스 롯폰기 힐스에서 '픽코마 2주년 간담회'를 열고 "올 여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픽코마TV를 일본 시장에 론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픽코마TV는 웹툰 플랫폼 픽코마를 통해 인기가 검증된 만화를 영상화해 서비스하는 애니메이션 플랫폼이다. 반대로 픽코마TV에서 독점으로 제작된 영상 콘텐츠들 중 인기가 검증된 작품을 만화로 재제작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일본은 아직 오프라인 DVD 시장이 연 4조3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본격적인 온라인 스트리밍 시장이 도래하기 전이라 충분한 사업 기회가 있다"며 "픽코마를 통해 파급력이 검증된 카카오만의 콘텐츠 감상법을 픽코마TV에도 적용해 차별화를 꾀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의 일본 웹툰 서비스인 픽코마는 한국 콘텐츠 및 일본 현지 작가들과의 파트너십 강화, 독자 비즈니스 모델인 '기다리면 무료'를 통해 급성장하고 있다. '기다리면 무료'는 만화책 한 권을 여러 편으로 나눈 뒤 한 편을 보고 특정 시간을 기다리면 다음 편을 무료로 볼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기다리지 않고 바로 다음 편을 보려면 요금을 지불하도록 하고 있다.

이 같은 시스템으로 픽코마의 올해 1분기 매출은 8억2400만엔(약 82억4041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446% 증가한 규모다. 월간 활성 이용자 수도 올해 3월 말 기준 290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1분기 일본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통합 앱 매출액이 넷플릭스를 제치고 8위에 올랐다. 일본 앱스토어 책 카테고리에서는 인기 앱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카카오재팬은 콘텐츠 창작자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도움을 주기 위해 연내 한국과 중국, 일본 등 3국에서 동시에 진행하는 '글로벌 만화 콘테스트(가칭)' 진행 계획도 밝혔다. 창작자들과의 동반성장을 이뤄가겠다는 의지다.

김 대표는 "픽코마가 2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기록한 놀라운 성장세는 훌륭한 작품과 이를 만드는 작가들이 있어 가능했다"며 "단기적인 수익성 확보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긴 호흡으로 작가, 출판사와 동반성장 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카카오는 지난 1월 해외에서 미화 10억 달러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조달한 재원을 게임, 웹툰, 음악, 동영상 등 콘텐츠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사업의 주요 거점인 일본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