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위, 대·중소기업 임금격차 해소 나선다(종합)

권기홍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1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50차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위원들과 박수를 치고 있다. 이날 회의를 통해 출범을 알린 제4기 동반성장위원회는 권 위원장을 중심으로 대기업 관계자 8명과 중견기업인 2명, 중소기업인 10명, 공익위원 9명으로 구성했다./사진=뉴스1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은 2015년부터 임금 인상분의 10%를 자진 반납하고 있다. 협력업체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임직원들이 임금 인상분의 10%를 모으면 회사는 같은 액수를 더해 임금인상분의 20%를 협력업체에 지원한다. 지원 금액은 협력업체 직원의 처우 및 근로환경 개선에만 사용된다. SK하이닉스가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위한 만든 '임금공유제'다.


권기홍 동반성장위원장은 17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4기 동반위 출범식을 갖고 "대·중소기업 임금격차 해소를 핵심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임금공유제처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을 통한 임금격차 해소협약' 체결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권 위원장은 "올해까지 최소 15개의 대기업이 참여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청년실업 악화, 출산율 저하, 중산층 약화 등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의 양극화 문제의 해결은 대·중소기업 간 임금격차 해소에 있다"며 "임금격차가 대·중소기업간의 대표적인 문제로 드러난 이상 동반위는 이 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동반위가 추진하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을 통한 임금격차 해소협약'은 세부적으로 △납품단가 제값 쳐주기 △대금 제때 주기 △상생결제시스템으로 주기 등 '대금 제대로 주기 3대 원칙'과 △연대임금형 △임금지원형 △(임금)지불능력개선형 등 '임금격차 해소형 상생협력 모델'이다.

임금격차 해소형 상생협력 모델은 대기업의 노사가 직간접적으로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임금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사례로 제시된 '연대임금형' 모델은 SK하이닉스의 임금공유제와 비슷하다. 대기업 임직원들은 임금을 적게 인상하고 그만큼 회사가 자금을 더해 중소기업 임직원들의 임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가 추진 중인 '하후상박 연대임금전략' 등과도 유사하다.


'임금지원형' 모델은 대기업이 협력업체 근로자 임금을 위한 기금을 조성하는 형태다. 현대차가 지난 1월 상생협력기금을 조성해 그 중 500억원을 중소협력사 근로자들의 임금 지원에만 사용하도록 한 것과 비슷한 사례다.

권 위원장은 "제시된 모델들은 예시일 뿐 참여기업들이 자율적으로 모델을 만들 수 있다"며 "다양한 모델들을 추가 개발해서 보급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대기업의 참여 확대를 위해 동반성장지수에 임극격차 해소 실적을 반영하고 △공공기관 발주 공사 기회 부여 △조달사업 참여 배려 △정부 포상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도록 정부와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동반위는 2018년도 제1차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임의가맹형 체인사업'과 '폐목재 재활용업(우드칩)'을 선정했다. 이에 따라 대기업은 두 업종에 대한 확장과 진입 제한된다.

한편 이날 출범한 제4기 동반성장위원회는 윤부근 삼성전자 대표이사,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이사, 오인환 포스코 대표이사 등 대·중견기업계 대표 10명과 박혜린 옴니시스템 대표이사, 원재희 프럼파스트 대표이사, 윤소라 유아이 대표이사 등 중소기업계 대표 10명, 김동열 중소기업연구원 원장 등 공익위원 9명 등 총 30명으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