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된 트럼프의 환율 공세…원/달러 환율 1067원 마감

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코스피가 상승하며 장을 시작한 1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KEB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코스피 지수와 원·달러 환율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1060원대로 돌아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환율 관련 발언 이후 글로벌 달러 약세 분위기가 형성된 결과로 풀이된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7.0원 내린(원화 강세) 1067원에 마감했다. 전날 1070원대에서 마감, 3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지 하루 만에 다시 1060원대로 내려선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의 하락세를 반영해 전일대비 3.5원 내린 1070.5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개장 직후 1070원선이 깨지며 1060원대 후반에서 횡보했다. 정오를 앞두고는 1067원선까지 레벨을 낮췄고 장 마감 직전 추가 하락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를 이끈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환율 관련 언급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미국이 계속 금리를 올리고 있는 동안 러시아와 중국은 통화 평가절하 게임을 하고 있다"며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와 중국이 환율을 인위적으로 떨어뜨려 불공정한 무역이득을 취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달러강세로 수출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환율조작국 지정 이슈가 마무리되는 듯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약달러에 대한 의지를 다시금 표명하면서 글로벌 달러 약세 분위기가 형성됐다.

지정학적 리스크를 키웠던 시리아 사태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위험자산 회피(리스크오프) 분위기가 되돌려진 점도 원/달러 환율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같은 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상승했다.

다만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이 대규모 순매도에 나선 데다 배당금 관련 역송금 수요도 들어오면서 추가 하락은 제한적이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3.72포인트(0.15%) 내린 2453.77에 마감했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2860억원 순매도했다.

한편 오후 3시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97.52원으로 전거래일 대비 4.11원 떨어졌다. 같은 시각 원/유로 재정환율은 1유로당 전일 대비 2.6원 내린 1322.55원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