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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심리학서 본 올바른 軍 개혁

MT시평 머니투데이 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 |입력 : 2018.04.19 04:43|조회 : 6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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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심리학서 본 올바른 軍 개혁
우리 사회가 과거의 폐단을 청산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이 여러 곳에서 보인다. 군도 예외가 아니어서 모순적인 요소나 낭비적인 측면을 찾아 바로잡으려는 시도가 다각적으로 이루어진다. 잘못을 바로잡는 일이야 누가 봐도 환영할 만한 것이고 꼭 필요한 것이지만 핵심은 잘못을 판단하는 기준이나 잣대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고 그것을 통해 궁극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비대한 군대의 규모를 줄이고 그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의 장성 숫자 줄이기를 보면서 이와 같은 의문이 생긴다. 이러한 작업이 이루어지기 전에 과거에 무엇이 잘못되었다는 것인지 그리고 이것이 가져올 이득이나 긍정적 효과를 제대로 따져보았는지 하는 의구심이 든다. 군 전문가들의 여러 분석을 볼 때 재정 측면에서 보면 이것이 가져올 경제적 효과는 커보이지 않는다.

그러면 심리적인 효과는 어떨까. 심리적으로도 이러한 작업은 그렇게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승진이라는 것은 하나의 긍정적인 경험으로, 한 개인이 지금까지 달성한 높은 성과에 대한 칭찬이요 보상이다. 우리는 살면서 긍정적인 경험과 부정적인 경험을 한다. 이때 당연하게도 우리는 긍정적인 경험을 지향하기 때문에 그러한 경험이 우리의 자율성을 키워주고 목표를 향한 강한 동기를 유발한다. 승진 역시 마찬가지의 효과가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긍정적 사건이 주는 긍정적 효과에 비해 하나의 부정적 사건이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압도적으로 크다. 우리는 긍정적 사건보다 부정적 사건에 우선적으로 주의를 기울이고, 뇌가 더 많이 활성화해 신경생리학적으로 더 강한 반응을 보이며, 인지적으로 더 철저하고 깊이 있게 정보처리하고 부정적 사건을 더 정확하고 더 오랫동안 기억한다.

왜 그럴까. 왜냐하면 부정적 사건에 더 집중하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데 더 적응적이기 때문이다. 부정적 사건은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잠재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을뿐더러 지금의 상황을 바꿀 필요가 있음을 알려주는 하나의 신호다. 그래서 잘 적응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다. 이에 비해 긍정적 사건은 현재 상태가 우호적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데 이러한 정보를 소홀히 해도 그것이 생존에 큰 해를 미치지는 않는다.

이처럼 부정의 효과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잘살 수 있는 방안은 단순하지만 긍정적 경험의 수를 늘리는 것이다. 심리학자 고프만에 따르면 한 번의 부정적 경험이 우리에게 주는 부정적 효과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다섯 번의 긍정적 경험이 필요하다. 이러한 입장에서 볼 때 군에서 장군의 수를 줄여 승진의 기회를 축소하는 것이 군의 사기를 높이고 전투력을 향상하는데 어떤 기여를 하는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이러한 시도에 필자가 아직 가늠하지 못한 또 다른 목적이 숨어 있을 수도 있지만 군의 개혁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장군의 수를 줄일 것이 아니라 장군이 되는 과정을 좀 더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하는 것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주지하다시피 군에서 승진제도가 소모적이고 편협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 지휘관이 해야 하는 일에는 불필요한 것이 많아 이것이 군의 전투력을 떨어뜨리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 군이 그 본분을 다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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