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껏 연구하고 일 벌이는 토대 만들것"

임대식 혁신본부장/사진=과기정통부

“이제 R&D(연구·개발) 혁신을 일구는데 올인하겠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임대식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부임한 지 7개월이 넘었다. 임 본부장은 “혁신본부의 기능과 권한 정립이 법 개정과 연관되다 보니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지만 어느 정도 정비가 마무리된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과기정통부 산하 과기혁신본부는 과학기술정책과 국가R&D사업 예산의 심의·조정권한을 가진 범부처 과학기술 컨트롤타워다. 하지만 본부장 인선 파동으로 초기 출범이 지체됐고 R&D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등 예산권한을 두고 부처간 이해충돌로 늦깎이 출범했다.

이런 산통 끝에 혁신본부는 지난 17일부터 국가R&D사업 예타 권한을 기획재정부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기 시작했다. 사실상 이번 예타가 혁신본부의 역량을 평가받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임대식 혁신본부장/사진=과기정통부

◇실장급 인력 충원…예타팀 ‘과’로 승격=임 본부장은 혁신본부로서 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조직 진용을 갖추는 데 힘을 쏟는다. 과기혁신본부는 3국13과체계로 엄연히 차관급 조직인데 하위 직제에 실장직이 없다. 이 때문에 본부가 신설된 직후부터 맡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번에 (실장직 확충에 대한) 긍정적 검토가 이뤄지고 있어요. 실장직이 신설되면 범부처 예산 배분·조정업무나 각종 규제개선을 위한 부처간 조율문제, 법제화를 위한 국회와 관계유지 등에서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현재 직제상 예타를 맡은 팀을 ‘과’로 승격하고 예타업무를 지원할 외부전문가 인력 풀도 지속적으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실력 있는 과학기술 전문가들이 예타에 참여토록 지원해 국가R&D사업 기획이 예전보다 많이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도록 하겠습니다.”

◇이행력 제고·지역 R&D시스템 마련에 방점=혁신본부는 출범 후 연구자들에게 불합리하게 적용된 법·제도부터 손을 댔다. 국가 R&D 수행 중 발생한 실험설비·장비파손에 대해 연구자 개인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단기성과를 요구하던 연차평가도 없앴다. 기존 과학기술계에 만연한 비효율적 관행에 메스를 가했다. 하지만 현장 연구자들이 제도개선 효과를 체감하려면 보다 세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여러 가지 규정을 완화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이 감사에 대비해 자체적으로 더 엄격한 규정을 만들어 적용한다는 것을 알았어요. 우리의 노력이 현장에 그대로 적용되도록 연구관리기관 등을 통해 알리고 교육하는 활동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현 정부 들어 개헌 등으로 본격적인 지방분권 시대를 맞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에 따라 지역 R&D를 활성화해 지역경제를 살리는 게 혁신본부의 새로운 과제로 대두했다. 지방정부 R&D는 지난 10년간 중앙정부사업에 단순 매칭하는 정도에 그쳤다. 지역별 전략산업과 연계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수요자(지자체) 입장에서 자발성이 부족한 게 사실이죠. 단순히 중앙정부가 지역 연구비를 더 챙겨준다고 해서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는 않을 겁니다. 지역 R&D가 성공하려면 연구인프라와 사람, 산업이 모두 연계된 시스템을 갖추는 게 중요합니다. 지역이 자체적으로 R&D를 기획·집행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과 역량을 확충하고 지자체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시범사업을 단계적으로 많이 시도해볼 겁니다.”
임 본부장은 중소·중견·대기업들이 신기술 개발 및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IT(정보기술)사업 외에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차세대 산업은 무엇일까’란 질문을 지난 10년간 해왔죠. 그것은 우리 국민들이 혁신 신산업에 대한 갈망이 크다는 방증일 거예요. 정부가 앞으로 맡을 역할은 혁신성장동력과 관련한 초기 시딩(Seedign)투자라고 생각합니다. 규제개선, 전문인력 양성, 기술검증, 공공조달 등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거예요. 그렇게 해서 기업들이 마음껏 일을 벌이고 경제의 외연을 넓힐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