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IB, 中 지방공사 김치본드 발행 수요 급증

머니투데이

조한송 기자

국내 IB(투자은행)들이 중국 지방 공사가 발행하는 외화표시 채권(김치본드) 거래를 발굴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역외에서 발행해 조달금리를 낮추고자 하는 중국 기업과 5%대의 높은 금리를 선호하는 국내 기관 수요가 맞물린 영향이다. 만기가 짧으면서도 금리가 높은 것이 인기 요인이다.

19일 IB 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를 중심으로 중국 지방 공사가 발행하는 회사채 물량을 발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증권사별로 신사업 일환으로 해외 비즈니스 발굴에 관심이 많은 데 최근 미국과 유럽 보다 중국 시장에 관심을 갖는 분위기다.

한 증권사 회사채 발행업무 관계자는 "중국 지방 공사에서 조달금리를 낮추기 위해 해외, 특히 유동성 자금이 많은 한국에서 채권을 발행하려는 움직임이 많다"며 "국내 IB 역시 미국이나 유럽보다는 중국에서 기회를 찾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국내 IB가 중국 시장에 관심을 갖는 까닭은 지난달에 KB증권이 발행한 중국 국유기업의 김치본드가 시장에서 무난히 소화됐기 때문이다. 만기가 1년으로 비교적 짧은데도 금리가 5%대로 높다는 점이 기관 투자자의 이목을 끌었다.

KB증권은 지난달 23일 지린시철로투자개발의 1년 만기 달러화 표시 채권을 2억5000만 달러(약 27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달러화 기준 연 5.7%다. 환헤지 비용을 고려하더라도 원화 기준 기대 수익률은 연 4% 초·중반으로 높은 편이다. 해당 채권은 기관 수요가 몰려 당초 계획보다 1억 달러 증액 발행됐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해당 채권 등급으로 신용등급 ‘A’ 를 부여했다. 지린시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가 지분을 100% 가지고 있고 지역 내 철로사업을 독점적으로 수행해 투자 위험도가 낮다는 판단에서다. 국내에서 거래되는 같은 등급의 1년 만기 회사채 평균 금리는 연 2.6% 수준이라는 점에서 발행금리는 높은 편이다.

향후 중국 국유기업이 국내에서 발행하는 채권 물량은 늘어날 관측이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국내 IB에서 지린시 신용평가 당시 어떤 것들이 중요하게 작용했는지 등에 관한 문의가 잇따랐다"며 "국내 IB로선 만기가 짧으면서도 금리가 높은 발행사를 찾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 IB 관계자도 "중국 기업에 대한 시장의 낮은 신용도 때문에 물량을 소화하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존재했다"며 "지린시 건이 무난하게 소화된 만큼 거래 발굴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