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재판부 변경…"판사, '충남 인연' 변경 요청"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 /사진=홍봉진 기자

성폭력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재판을 맡을 합의부가 변경됐다. 안 전 지사와 과거 업무상 관계가 있던 기존 합의부 김성대 부장판사의 요청에 따른 조치다.

서울서부지법은 안 전 지사의 형법상 피감독자 간음 등 혐의 사건을 맡을 재판부가 기존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김성대)에서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병구)로 변경됐다고 20일 밝혔다.

서부지법에 따르면 기존 형사합의12부 김성대 부장판사가 재배당을 요청했다. 김 부장판사는 안희정 전 지사가 도지사로 있던 2010~2011년 대전지법 민사합의12에서 근무하면서 2010년 충남도 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안 전 지사는 2010년 7월 충남도지사로 취임했다.

서부지법 관계자는 "일부 업무상 관계가 있어 외부에서 보기에 공정성에 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여지를 없애기 위해 재판부를 재배당한 것"이라며 "기피나 제척 사유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안 전 지사 사건을 맡을 재판부가 바뀐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사건은 애초 단독 판사(1명)에 배당 됐지만 판사의 요청에 따라 이달 12일 합의부로 결정됐다.

안 전 지사에게 적용된 혐의 중 법정형이 가장 높은 혐의는 형법 제298조에 따른 강제추행이다. 법원조직법에 따르면 이 경우 단독 판사가 심리하는 재판부에 배당된다.

하지만 법원은 안 전 지사의 사회적 지위, 사안이 사회에 미칠 중대한 영향, 사실관계나 쟁점의 복잡함 등을 고려해 합의부로 다시 배당하는 '재정합의결정'을 내렸다.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오정희)는 이달 11일 자신의 비서를 지속적으로 성폭행·추행한 혐의로 안 전 지사를 불구속 기소했다.

형법상 피감독자 간음(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 4회, 강제추행 5회, 성폭력처벌특례법상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 등 3가지 혐의가 적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