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상사 '무역왕' 도전기]혼자서는 힘든 수출길, 무역사절단과 함께 뚫자

머투상사 막내 정 사원은 선배들의 수출 성공 사례를 지켜보며 “나도 뭔가 해내야겠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사무실에 앉아 밤낮 고민하던 정 사원은 문득 “사무용 의자를 수출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경쟁력 있는 국산 부품, 기술 등을 활용해 만든 의자를 수출하면 가격과 품질면에서 승산이 있을 거란 판단에서다.

하지만 정 사원은 외국에 한 번 나간 적 없는 ‘해외시장 알못(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 결국 선배들의 조언을 얻어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이 과장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 과장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한계를 인정하고 도움을 받으라”며 먼저 KOTRA 홈페이지(www.kotra.or.kr)에 가입하라고 했다.


KOTRA 홈페이지 가입회원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마케팅’ 서비스를 이용하라는 것. KOTRA는 B2B(기업간 거래) e-마켓플레이스인 ‘바이코리아’를 통해 전 세계 바이어와 한국 공급 업체를 연결해주고 있다. 한국 상품 해외홍보, 바이어 구매정보 등록 및 검색, EMS(국제우편) 국제배송, 화상상담 등 거래 과정 전반을 지원한다.

의자 수출을 위해선 각국 사무 환경과 수입을 희망하는 바이어들의 요구사항 등 파악해야 할 게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의자 샘플을 직접 챙겨 호주 시드니 등 현지를 방문해 봤지만, 바이어와 만나는 것도 힘들었다. 그러던 중 코트라 호주 시드니무역관에서 연락이 왔다. 무역관은 바이코리아에 접수된 사무용품 수입 관련 인콰이어리(구매 문의) 1건을 소개했다. 이를 통해 바이어와 대면 미팅을 했고 호주 제품 인증을 따내 1만2000달러 규모 수출에 성공했다.

자신감이 붙은 정 사원은 꽃 포장재 수출에도 도전했다. ‘사이잘 메시(Sisal Mesh)’라는 천연 면 소재를, 꽃 사랑으로 유명한 폴란드 등 동유럽으로 수출해 보자는 목표였다. KOTRA 수출전문위원은 ‘동유럽 종합무역사절단’ 참여를 권유했다. 무역사절단은 KOTRA와 지자체 및 유관기관이 협력해 국내기업으로 구성된 세일즈단을 해외로 파견하고 현지 바이어와 수출 상담 기회를 제공해주는 사업이다. KOTRA 무역관이 수출 희망품목 국가별 시장 보고서를 작성해 제공하고, 현지 수출상담회를 통해 방문국 바이어와 1대1 상담기회를 마련하고 사후 서비스까지 한다.

무역사절단으로 수출상담회에 참가하기 직전, 폴란드 바르샤바무역관은 미리 조사한 현지 꽃집 리스트와 꽃 부자재 관련 업체 정보를 건네 왔다. 혹 가격 측면에서 중국 제품에 뒤질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전략을 세우자는 취지였다. 무역관과 함께 현지 진출 전략을 구상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마친 뒤 상담회 당일 6개사와 논의를 진행했다. 이후 무역관의 통역 도움을 받아 거래 협의에 나섰고, 2만5000달러 규모 수출 계약을 따 냈다.


선석기 KOTRA 고객서비스본부장은 “초기에 투자해야 하는 비용과 노력이 부담스러워 수출을 포기한 기업들을 많이 봤다”며 “무역사절단에 참가해 현장에서 바이어와 직접 대면하고 피드백을 받으면 신제품 개발이나 시장 수요를 빠르게 반영해 이처럼 수출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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