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매체는? '기독교TV'

CBN 방송에 출연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CBN 화면 캡처.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성향 매체 폭스뉴스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를 충분히 얻지는 못했나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독교 방송을 대변 창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때부터 CBN(Christian Broadcasting Network)과 밀접한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 최근 2년 기독교 방송이 백악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미국 대통령 중 가장 크다. 지난해 기준 트럼프 대통령은 CBN에 11회 출연해 인터뷰를 가졌다. 이는 CNN, ABC, CBS 등 미 대표 뉴스 방송사보다도 많은 수치이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비롯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 또한 CBN에 주기적으로 출연하며 정부 정책을 적극 옹호하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큰 기독교 방송인 TBN은 지난해 가을 아예 미 공화당 출신 정치인이자 전 아칸소 주지사를 역임했던 마이크 허커비가 진행하는 쇼를 방영하기 시작했다. 사실상 백악관을 홍보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지적이다. '주를 찬양하라'라는 이 프로그램 제목은 첫 번째 초청 게스트로 트럼프 대통령을 섭외했고,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 측근 인사나 이스라엘 정부 인사 등을 주로 섭외하고 있다.

이같이 트럼프 대통령이 기독교 방송을 적극 밀어주면서 기독교 방송의 백악관 내 위상도 달라지고 있다. CBN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첫 2주간 공식 브리핑룸에서 백악관 대변인으로부터 3번이 넘는 질문 기회를 얻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선 CBN측에 첫 질문권을 주기도 했다. 이같은 일은 과거 정부에선 없었던 일이라는 게 폴리티코의 분석이다. CBN은 오바마 행정부 때 백악관 출입을 시작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과 기독교 방송은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관계라고 분석했다. 기독교 방송은 백악관 내에서 매체의 위상을 높이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의 지지층을 확실히 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폴리티코는 기독교 방송이 트럼프 대통령의 홍보 수단으로 적극 활용되는 이유에 대해 "기독교 방송은 정치나 인종적으로 생각보다 매우 다양한 층이 시청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CBN은 시청 가구만 1억 가구에 달하고, 폭스뉴스나 다른 메이저 방송사보다 지역 방송국을 더 많이 보유하고 있어 어느 지역에서건 출연하기 쉽다는 것이다.


또한 기독교인들이 종교적으로 이스라엘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이스라엘과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미 정부측에선 더할나위 없이 홍보하기 좋은 점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