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균 주택價 상승률 -0.33∼0.66% 전망…주택연금 손실 커진다"

머니투데이

세종=양영권 기자

2030년까지 주택가격 상승률이 연평균 0.66% 이하에 그쳐 주택을 담보로 고령층에게 연금을 지급하는 주택연금상품이 대규모 손실을 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3일 발표한 '주택연금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개선방안:주택가격을 중심으로'라는 보고서에서 명목주택가격 상승률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마이너스 0.33% 내지 플러스 0.66%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KDI는 경제성장률이 향후 3%를 유지한다고 가정하고 물가가 전년 동기대비 1%포인트씩 상승한다면 주택가격은 연평균 0.33%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물가가 2%포인트씩 상승한다면 주택가격은 연평균 0.66%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여기에는 통계청이 추계한 중장기 인구구조 변화가 실현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통계청은 2030년 인구가 5294만1342 명으로, 지난해 5144만6201 명보다 2.9%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주택가격과 연동된 정부의 주택연금 부담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현재 주택연금제도는 중장기 주택가격 상승률이 2.1%에 이를 것으로 가정하고 설계돼 있다.

KDI는 장기 명목주택가격 상승률이 마이너스 0.33%일 경우 정부 재정으로 부담해야 할 손실규모가 2044년 최대 7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 경우 주택의 기대가격이 하락해 주택연금 가입률이 높아지고, 정부부담은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명목주택가격이 장기적으로 0.66%의 상승률을 보인다면 정부의 손실규모는 2044년에 최대 4조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월 현재 주택연금 가입은 총 3만8451 건 이뤄졌다. 주택금융공사의 연금보증 공급금액은 46조1700억원에 달한다.

송인호 KDI 국토‧인프라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주택금융공사는 기본적으로 주택가격 상승률에 대한 전제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주택가격 하락 가능성에 대비해 주택금융공사가 담보주택을 일괄적으로 일시에 매각하는 현재의 처분방식 대신 주택의 활용과 매각에 다양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