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과 코키리' 가까워지나…시진핑-모디 이번주 회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이 4일 (현지시간) 중국 샤먼의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이번 주 비공식 정상회담을 갖는다. 지난해 히말라야 부근 국경 분쟁 이후 냉각된 양국 관계를 정상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북한의 비핵화 협상 진전으로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는 가운데 세계 최강국 미국과 통상 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이 인도, 한국, 일본 등 주요국과의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2일 중국을 방문 중인 수시마 스와라즈 인도 외무부 장관과 회동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과 모디 총리가 27~28일 후베이성 우한에서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회견에서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은 중국 인도 관계의 근본적인 발전에 관한 전반적이고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이슈들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며 "양국 관계의 발전은 전세계의 인구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양국 국민의 번영과 발전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스와라지 장관도 "양국은 모두 주요 국가이면서 신흥국"이라며 "양국의 좋은 관계는 지역 정세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선 이번 회담을 양국 관계가 본격적으로 개선되는 신호로 보고 있다. 모디 총리가 오는 6월 칭다오에서 열리는 중국 주도의 지역 경제 및 안보 협의체인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의에 참석하기 앞서 별도의 회동을 마련한 것이다. 양국 최고 지도자가 두 달 간격을 두고 두차례 마주한다는 얘기다. 이번 비공식 회담에선 장관이나 자문관 없이 1대 1 회담도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지난해 6월 인도-중국-부탄 3국 국경이 만나는 둥랑 지역에서 국경 분쟁이 발생한 이래 한동안 군사 대치가 이어지는 등 관계가 급랭한 바 있다. 양국 관계의 훈풍은 지난달 부터 감지됐다. 인도 국가안보 보좌관인 스리 아짓 도바가 4월12~13일 중국을 방문했고 양측의 고위 경제 관료들도 지난 13일 전략 경제 대화를 개최했다. 지난달에는 모디 총리가 시 주석의 국가 주석 재선출을 축하하는 전화를 걸어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중국이 인도와의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는 데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국제 정세가 급변하고 있는 데다 세계 1위 미국과의 무역 전쟁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제 정세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주요 국가들을 우군으로 확보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인도는 핵보유국으로 국제 사회 영향력이 적지 않은 데다 중국과의 교역 규모도 지난해 전년대비 20,3% 늘어난 844억 달러에 달했다. 인도는 최근 미국과 밀월 관계에 있기도 하다. 자칫 인도가 미국으로의 쏠림이 강해질 경우 중국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은 인도 외에 한국, 일본 등 다른 주요국과의 관계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HAAD) 문제로 갈등을 겪은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 조치 해제를 검토하고 있고, 왕이 부장이 이달 중순 중국의 외교수장 자격으로 8년 반만에 일본을 단독 방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