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배당금 역송금…원/달러 환율 1069원 마감

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23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뉴시스

원/달러 환율이 이틀째 상승했다. 미 경제의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에 국채 금리가 3%선에 근접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인 결과로 풀이된다. 국내 주요 기업들의 외국인 배당금 관련 역송금 수요도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렸지만 1070원대 진입은 좌절됐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7원 오른(원화 약세) 1069원에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의 상승세를 반영해 3.7원 오른 1071원으로 출발했다. 개장 직후 1070원선 아래로 내려선 뒤 1060원대 후반 범위에서 큰 변동없이 움직였다. 오전 11시쯤 한때 전일 종가대비 하락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전날과 같이 미 국채 금리 상승이 역외 시장의 원/달러 환율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 2월초에 이어 미 경제의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가 다시 확산되면서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 20일(현지시간)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956%으로 3%선에 근접했다. 2014년 1월 이후 최고치다.

이에 달러는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같은 날 뉴욕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미국 달러 인덱스는 전일대비 0.45% 상승한 90.29를 기록했다.

1070원선 위에서 거래를 시작했던 원/달러 환율은 개장 직후 다시 1060원대로 내려왔다. 수출업체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유입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글로벌 달러 강세와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매도세를 반영해 1060원대 후반 수준의 흐름은 유지됐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2.22포인트(0.09%) 내린 2474.11로 마감했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3037억원을 매도했다. 외국인 주식 매도 관련 역송금 수요는 원/달러 환율 상승 재료다. 삼성전자 등이 지급한 외국인 배당금 관련 역송금 수요도 원/달러 환율의 상승 요인이었다.

그러나 추가 상승이 막혔고 1070원선 회복에는 실패했다. 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긴장완화 기대감이 살아 있어 상승 여력을 제한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후 3시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91.15원으로 전거래일 대비 1.13원 하락했다. 같은 시각 원/유로 재정환율은 1유로당 전일 대비 4.74원 내린 1312.20원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