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공산' 김포공항 주류·담배 면세점…신규 면세점 군침

김포공항 면세점

시티면세점이 철수한 김포공항 주류·담배 매장에 대한 신규 면세점들의 관심이 뜨겁다. 매출 자체는 크지 않지만, 임대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데다 시내 면세점과의 연계, 브랜드 이미지 강화 등을 노릴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티면세점은 지난 21일 김포공항 면세점에서 완전 철수했다. 이는 한국공항공사의 임대차 계약 해지 통보에 따른 것이다.


시티면세점은 2016년 5월 대기업 영업군인 '입반경쟁입찰'로 입점했지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매출이 급감해 임대료를 체납했다. 결국 지난달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임대차 계약 해지 통보를 받고, 특허기간인 5년을 채우지 못한 채 오픈 1년 11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그래픽=유정수 디자인 기자

시티플러스가 운영하던 매장은 주류·담배를 판매하는 DF2 구역으로 면적은 433.4㎡, 약 130평 규모다. 현재는 시티면세점 철수로 빈 공간으로 남아있다. 주류·담배 판매는 김포공항 DF1(396.69㎡)에서 화장품·향수를 판매하고 있는 롯데면세점이 별도의 임시 매장을 꾸려 판매하고 있다. 임시 매장 규모는 24㎡다.

이에 한국공항공사는 신규 사업자 선정에 착수했다. 현재 입찰 자격 조건과 판매 물품 종류 등을 선정하기 위해 관세청과 협의 중이며 다음달 말 신규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현재 관세청과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며 5월 중으로 입찰 공고를 내고 6~8월 사업자 선정과 관세청의 면세 특허 심의를 거쳐 늦어도 올해 9~10월에 영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입찰에는 두타면세점·현대백화점면세점·HDC신라면세점 등 신규 면세점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들 전망이다.

한 신규 면세점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전은 운영 경력이나 규모, 자금력 등에서 대형 업체에 밀릴 수 밖에 없다"면서 "입찰 가격대가 높지 않고 조건도 까다롭지 않은 김포공항이라면 승부수를 던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실제 2016년 입찰 공고 당시 김포공항 DF2의 연간최소임대료는 233억원으로 평당(3.3㎡) 1억7000만원 수준이다. 2014년 입찰 공고 당시 인천국제공항 DF4(주류·담배) 구역의 평당 연간최소임대료인 4억5600만원보다 입찰 문턱이 낮다.

시내 면세점과의 마케팅 연계가 가능하다는 점도 김포공항 면세점의 매력이다. 공항 면세점은 시내 면세점과 비교해 수익성은 낮지만, 시내 면세점과 마케팅 연계를 기반으로 적극적인 모객 활동이 가능하다. 또 다양해진 유통 채널로 입점 브랜드와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 나갈 수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김포공항은 연 매출 1200억원 규모로 크진 않지만, 중국인 단체 관광 재개까지 기대됨에 따라 신규 면세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