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대한항공 지상업무 외주업체 전체 보건진단명령

머니투데이

세종=최우영 기자

고용노동부가 대한항공 여객기 내 청소근로자들이 발암물질이 포함된 세척제를 사용했다는 사건을 접수하고 과태료 등 행정처분을 내렸다.

고용부는 고발이 접수된 업체 외에도 대한항공 자회사 한국공항이 도급업무를 주는 모든 사업장에 대해 보건진단을 확대했다.

24일 정부 등에 따르면 고용부는 지난 2월 대한항공의 지상업무를 수행하는 자회사 한국공항이 외주업무를 준 모든 사업장에 대한 안전보건진단명령을 내렸다.

이는 올해 1월 노동단체들이 접수한 대한항공 기내 청소근로자 사고 고발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7월10일 대한항공 여객기를 청소하던 근로자 6명이 구토를 하며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최근 고용부가 제출 받은 MSDS(물질안전보건자료) 등에 따르면 이들은 청소 과정에서 발암물질 등 유해성분이 포함된 세척제를 사용했다.

당시 이들을 진료한 의료진은 살충제 성분이 있는 공간에서 이상 증상이 생긴 것으로 파악했다. 또한 화학물질에 따른 손상 가능성과 각막 궤양, 각막 천공(구멍)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사건이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나도록 고용부에 산업재해 발생신고를 하지 않았다. 고용부는 1월 청소근로자 노동조합의 고발장이 접수된 뒤 사건을 인지했다. 이에 산업재해 신고를 은폐한 혐의, MSDS 교육을 실시하지 않은 혐의, 유해물질 경고 표지를 부착하지 않은 혐의 등으로 지난달 한국공항에 5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고용부는 당시 쓰러진 근로자가 소속된 외주업체인 이케이맨파워 소속 근로자 360여명에 대해 지난 2월 임시건강진단 명령을 내려 현재 검진이 진행중이다. 아울러 한국공항이 도급을 준 모든 외주업체에 대해서 안전보건진단명령을 내렸다.

고용부 관계자는 "해당 고발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면서 한국공항에서도 개선계획을 만들고 있는 단계"라며 "당장 특별근로감독을 나가기보다는 현재 진행중인 사안들을 철저하고 조속히 마무리하는 쪽으로 지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