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의 복수…독점계약 거절한 美기업, 온라인 매출 10~20% '뚝'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알리바바 쇼핑몰 'T몰' 웹사이트 화면

"온라인 매출이 20% 늘 것으로 기대했는데, 10~20% 줄었다."

AP통신은 23일(현지시간) 미국의 한 의류업체가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요구한 독점 계약을 거절했다가 보복을 당했다며 미국 주요 브랜드들이 '중국 전자상거래 거인' 알리바바와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AP는 사례로 든 업체를 '잘 알려진 미국 브랜드'라고만 소개할 뿐 특정하지 않았다.

이 업체는 알리바바의 쇼핑몰인 T몰을 통해 온라인 매출을 20% 늘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T몰을 통해 처음엔 매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리바바가 준 것을 그대로 빼앗을 수 있다는 사실을 곧 깨달았다.

알리바바가 제안한 독점계약을 거절하고 경쟁사인 JD닷컴을 통해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자 1년 새 온라인 매출이 10~20% 급감했다. 그 사이 알리바바는 이 회사의 광고 배너를 내리고 검색순위를 뒤로 미뤘다.

익명을 요구한 이 회사 전자상거래 담당자는 "매출 기록으로는 우리가 두드러진 위치에 있었지만 (검색 순위로는) 페이지 바닥에 있었다"며 "이는 명백한 트래픽 조작이자 형벌"이라고 말했다.

AP는 5대 미국 소비재 브랜드도 알리바바와의 독점계약을 거절한 뒤 T몰 내에서 트래픽 순위가 추락해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3개 업체는 중국 매출 비중이 연간 수십억 달러로 중국시장 의존도가 절대적이라고 한다.

알리바바는 이에 대한 성명에서 중국 관련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독점계약은 업계 관행이라고 주장했다.

AP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공정무역을 촉구하고 있지만 미국 기업들은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입하는 데 암암리에 고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