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證 '배당사고' 뚫고 코스닥벤처펀드 판매1위 저력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삼성증권 (35,900원 ▼100 -0.28%)이 유령주 배당 사고란 대형 악재에도 증권업계에서 '코스닥 벤처펀드' 판매 실적 1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삼성증권은 배당 사고 이후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의 거래 정지 조치 등 후폭풍을 겪고 있으나, 펀드 판매를 비롯한 자산관리 경쟁력이 훼손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회사의 코스닥 벤처펀드 판매 실적을 분석한 결과 삼성증권이 지난 5일부터 23일까지 4331억원을 판매해 증권업계 최상위 성적을 거뒀다. 코스닥 벤처펀드 전체 설정액(22일 기준) 1조7543억원의 25%를 차지하는 실적이다.

삼성증권의 뒤를 이어 신한금융투자가 같은 기간 2435억원을 판매해 업계 2위 성과를 냈다. NH투자증권(1466억원) 미래에셋대우(1418억원) 한국투자증권(1285억원) KB증권(456억원) 순이었다.

특히 삼성증권은 공모형 코스닥 벤처펀드 판매액 1989억원을 기록, 전체 공모펀드의 40%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하며 타사를 압도했다. 삼성증권이 지난 6일 시가총액보다 30배나 많은 112조원에 달하는 유령 주식을 발행한 대형 사고를 빚자 시장에선 리테일 영업망이 흔들릴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실제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과 일부 기관투자자는 시스템 안정성을 우려하며 삼성증권과 거래를 잠정 중단했다.

삼성증권은 최근 뭉칫돈이 유입되고 있는 코스닥 벤처펀드를 놓고 증권사간 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분위기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장기형 상품인 코스닥 벤처펀드 판매가 양호한 건 배당 사고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이 거래를 지속하겠다는 의사를 보여 준 신호"라고 말했다.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 중 하나로 지난 5일 첫 선을 보인 코스닥 벤처펀드는 3년 이상 투자 시 투자 합계액 중 3000만원에 한해 10%를 소득공제 혜택을 줘 투자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불과 8일(영업일 기준) 만에 판매액 1조원을 돌파하는 등 모처럼 펀드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한 증권사 상품판매 관계자는 "코스닥 벤처펀드는 소득공제를 받으려면 3년 이상 투자해야 하는 장기 상품이므로 판매사의 이익 기여도가 높다"며 "다만 비상장 벤처기업에도 투자하기 때문에 상품 설명을 꼼꼼히 하지 않으면 향후 민원 발생 소지가 있어 증권사의 판매 능력을 가늠할 지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