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연구개발 수행 46곳, 국고지원금 81억 '꿀꺽'

머니투데이

세종=민동훈 기자

#A대학 산학협력단은 2012년 5월 1일부터 지난해 3월 31일까지 환경기후변화 관련 연구개발을 추진하면서 협약도 체결하지 않은 C대학 등 9개 기관의 25명을 연구에 참여한 것처럼 거짓으로 연구개발계획서를 꾸몄다. 이 연구개발계획서를 토대로 기술원에 승인받아 약 8억7700만 원의 인건비를 받아냈다.

#민간 연구기관 B업체는 연구에 필요한 블록제작용 형틀(주물틀)을 이미 보유하고 있음에도 연구를 위해 새로 구입한 것처럼 꾸며 2억원 상당을 부당하게 청구하여 수령했다.

최근 3년간 환경 분야 연구개발(R&D)을 수행한 대학 연구소, 환경기업 등 46곳이 이처럼 인건비 및 기자재 구입 허위 기재 등의 수법으로 국고지원금 약 81억원을 부당하게 수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부 소속 중앙환경사범수사단이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 최근 3년간 추진한 총 952건 약 6966억 원의 연구개발 사업에 대해 감찰을 진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수사단은 올해 1월17일부터 지난달 9일까지 진행한 감찰을 통해 연구개발 사업을 수행한 기관·기업 46곳이 인건비 및 연구기자재 허위 청구 등으로 약 81억원 상당을 편취한 147건을 적발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수사단에 따르면 적발된 기관 및 기업들 중에는 연구개발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연구원을 참여한 것처럼 거짓으로 연구개발계획서를 꾸며 인건비와 해외출장비 등의 명목으로 개발비를 받은 사례도 있었다. 연구기자재 구입비를 시장 가격보다 최대 300% 부풀려 견적서를 조작하고 새로 구입한 것처럼 속이기도 했다.

환경부는 감찰 결과를 토대로 환경분야 연구개발 지원금 부당 편취 등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 개선안을 올해 안으로 마련해 시행키로 했다.

특히 기자재 '쪼개기 구입' 방지를 위해 연구장비 구입 대금을 기술원에 청구할 때 단순 품명만 기재하던 것을 모델명, 제품일련번호까지 반드시 기재하게 해 '돌려막기' 등의 이중청구 등을 막을 계획이다.

또 기술원의 연구기자재 현장 확인을 정례화하고 민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공동점검제 등의 도입도 검토키로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자재 구입대금 부당 편취를 예방하기 위해 3000만원 이상의 연구장비 구입 시에만 의무적으로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에 등록하던 것을 1000만원 이상으로 확대 하는 방안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