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삼성 부당노동행위 입증 주력…'노조 일감뺏기' 정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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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서비스 본사. 2018.4.18/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삼성의 '노조와해 공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잇따라 사측 관계자들을 불러 부당노동행위 혐의 관련 조사에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삼성전자서비스 본사가 노동조합 활동이 활발한 지역센터의 업무 관할지를 바꾸는 방식으로 노조 탄압을 위한 '일감 뺏기'를 했는지 여부에도 조사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검사 김성훈)는 삼성전자서비스 및 지역센터 관계자들을 소환조사해 이같은 정황을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삼성전자서비스 사측, 지역센터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우선 (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며 "오늘도 오전과 오후에 사측 관계자들 조사가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삼성전자 제품의 사후서비스(A/S)를 제공하는 삼성전자 자회사다. 전국 100여개의 지역센터에서 수리 업무를 맡고, 각 센터에 소속된 수리기사는 수리 건수를 기준으로 보수를 받는다.

노조는 지난 11일 검찰에 출석해 참고인 조사를 받았을 때 삼성전자에서 작성한 노조 파괴 공작 시나리오가 담긴 이른바 '마스터플랜' 문건을 확인했고, 여기에 '지역 담당 물량 재조정' 식으로 일감 뺏기 시도가 표현된 것을 보고 지난 16일 관련 사례를 검찰에 제출했다.

노조가 지난 2014년 3월 관련 사례를 전수조사한 결과 삼성전자서비스 울산센터, 노원센터, 영등포센터, 서대전센터, 순천센터, 안동센터, 동래센터 등에서 각 센터의 관할지역을 다른 센터가 공유하는 식으로 임의로 변경하는 '광역화'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활동이 활발했던 울산센터의 경우 관할지역인 울산 중구 일부를 '공동지역'으로 지정해 인접한 남울산센터 수리기사도 이 지역 A/S 요청에 응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울산센터 일감이 축소되며 보수도 줄어드는데, 이런 방식으로 노조활동 위축을 꾀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다.

검찰은 삼성전자서비스 본사가 센터를 평가할 때 '조직 안정화' 항목을 두고 '그린화'(노조 탈퇴) 실적에 따라 점수를 매겼는지 등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검찰은 앞선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문건·하드디스크 등과 노조가 일차적으로 제출한 피해사례 등 자료를 분석하며 수사에 필요한 정보수집을 위해 노조 측과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검찰은 2014년 울산센터 대표가 노조원을 거제 지심도로 데려가 노조 탈퇴를 회유했다는 노조 측 증언과 관련해서도 "필요하면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해당 센터 대표는 이미 기소됐지만 피해사례를 수집해 수뇌부와의 연관성을 파악해보려는 차원으로 읽힌다.

다만 옛 미래전략실 간부나 본사 임원급 소환조사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검찰은 최대한 사전에 증언·증거들을 수집해 피의자들 운신의 폭을 좁혀놓고 추궁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관계자는 "(소환조사 대상에) 고위급 임원은 없다. 아직 (조사)계획 잡힌 것 없다"고 말했다.

검찰이 지난 2월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관련 압수수색 과정에서 인지하게 된 이번 사건은 노조와해를 위한 구체적 정황 및 증언·증거가 잇따르며 급물살을 타고 있다.

검찰은 지난 12일 삼성전자서비스 부산 남부·경기 용인 경원지사와 해당 지사·본사 임직원 자택 등을 대상으로 2차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어 압수수색 대상자 및 사측 관계자들을 피의자 신분으로 연이어 소환조사하고 노조 측 조사도 진행해왔다.

조직적 노조와해 공작 의혹 수사는 삼성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오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진 뒤 해체된 옛 미래전략실(미전실)로 향하고 있다. 미전실 연루가 사실로 드러나면 당시 삼성 최고위층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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