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신의 직장"…채용비리 의혹에도 은행 신규채용 응시 몰려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은행권 채용비리 의혹에도 취업준비생에게 은행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다. 상반기 신규 채용에 나서는 은행이 줄어 오히려 지원자가 더 몰렸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 은행 중 유일하게 신규 채용을 하는 우리은행은 지원자 수가 예년보다 대폭 늘어났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정확한 지원자 수는 공개할 수 없지만 예년보다 훨씬 많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상반기에 200명의 신규직원을 뽑는다. 400명을 뽑은 지난해 하반기 우리은행 공채에는 2만5000명이 몰렸다.

지난 21일 열린 IBK기업은행 신규 채용 필기시험에는 1만명 이상이 응시했다. 기업은행이 대부분 지원자에게 필기시험 응시기회를 제공하기로 했기 때문에 전체 지원자수도 1만명 이상이다. 기업은행은 상반기에 일반 125명, 디지털 45명 등 총 170명의 신입직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지난달 350명의 신규 채용을 마친 NH농협은행 채용에는 예년과 비슷한 1만2000명이 지원했고 최종 면접을 진행 중인 Sh수협은행은 70명 모집에 4000명이 지원했다. 특히 수협은행 일반직은 150대 1에 육박하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채용비리 의혹으로 시끄러운 상황에서도 은행이 취준생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높은 보수와 직업적 안정성이다. 은행원 평균 연봉은 9000만원 안팎이다. 지난해 한국씨티은행 직원 연봉이 평균 1억원에 달했고 △KEB하나은행 9200만원 △신한은행 9100만원 △KB국민은행 9100만원 등 주요 은행들의 평균 연봉이 9000만원을 넘는다. 은행 초봉도 5000만원 안팎으로 다른 업종보다 높다.

근무 여건도 좋은 편이다. 특히 은행권 노동조합은 올해 점심시간 동시사용과 근로시간 단축을 요구하는 등 근무 여건 개선에 적극적이다. 은행은 정부가 주5일 근무제를 2004년 제도화하기에 2년 앞서 먼저 도입한 전례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학생 등 취준생들 사이에서 은행만큼 좋은 일자리도 없다는 인식이 여전하다”며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 없이 은행에 대한 인기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