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세계최대 통신장비업체 中화웨이 대이란제재 위반조사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송정렬 특파원

미국 정부가 ZTE 제재에 이어 세계 최대의 통신장비업체이자 세계 3위 스마트폰업체인 화웨이의 대이란제제 위반조사에 나섰다.

중국의 대표적인 정보통신(IT)기업인 화웨이에 대한 조사는 서로 폭탄관세를 예고하며 무역갈등을 겪고 있는 미국과 중국간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중국 화웨이테크놀로지스가 미국의 대이란제재를 위반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법무부의 화웨이 조사가 얼마나 진전됐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지는 명확치 않다고 신문은 전했다. 화웨이 대변인도 이에 대한 답변을 거절했다.

이번 법무부 조사는 가뜩이나 이미 미국내 사업에서 제한을 받고 있는 화웨이의 사업을 더욱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법무부의 조사에 이어 상무부와 재무부가 화웨이에 대한 행정적 처벌과 제재에 나설 수 있다. 화웨이가 의도적으로 미국 수출법을 위반했다고 결론이 날 경우 화웨이는 형사처벌, 불법활동과 관련된 개인들의 기소 등에 직면할 수 있다.

미국이 중국 IT기업들에 대한 압박을 눈에 띄게 강화하고 있다. 앞서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 16일 대이란제재 위반혐의를 인정했던 중국의 통신장비업체인 ZTE에 대해 7년간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 ZTE 등 중국 IT기업들이 중국 정부를 위한 스파이 행위 등에 활용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특히 화웨이가 미래 이동통신기술 개발에서 미국의 주도권에 대한 위협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화웨이는 2017년 기준으로 세계통신장비시장에서 27%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ZTE도 시장점유율 10%로 4위에 올라있다.

미 의회는 지난 2012년 보고서를 통해 화웨이와 ZTE가 중국 정부를 위한 스파이 행위의 수단이 되고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미국 관리들 역시 중국 정부가 이들 기업의 통신장비를 통해 스파이행위, 통신망차단, 사이버공격 등을 할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톰 코튼 상원의원(아칸소, 공화)를 포함한 공화민주 양당 상원의원들은 지난주 농무부에 농촌지역통신인프라 개선프로그램 자금이 화웨이와 ZTE 장비 구매에 사용되지 않도록 하라고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연방통신위원회(FCC)도 농촌지역 통신지원자금이 화웨이와 ZTE 장비구매를 위한 보조금으로 사용되는 것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