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中企는 노동현안 해결…스타트업은 규제 해소 요구"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정부가 혁신생태계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신사업 분야는 여전히 법·제도 공백부터 복잡한 규제들 때문에 답답한 일들이 많습니다."

2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초청 간담회에 참석한 스타트업 대표들은 "대부분 법·제도 지원체계가 전통적인 산업에 맞춰져 있어서 신산업 분야 관련 종합적인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홍 장관은 이날 중기부 장관 취임 후 처음으로 대한상의 중소기업 회원사 대표 20여명과 만나 업계별 건의사항을 들었다. 중소벤처기업인들은 △신사업 추진을 위한 규제혁신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 △중소기업 인력난 등 노동현안에 대한 경영애로를 호소했다.

로보어드바이저 등 핀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콰라소프트의 손보미 대표는 "일반 투자자들도 고도화된 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했지만 기존 금융상품 분류에 없는 신상품이라는 이유로 국내 시장에서는 서비스를 못하고 있다"며 "결국 주 사업모델인 자산관리 서비스는 국내가 아닌 해외 시장에서만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헀다.

신사업과 관련해 시장 음성화를 우려하는 지적도 나왔다. 배달서비스 '부릉'을 운영 중인 메쉬코리아의 유정범 대표는 "신사업은 규제뿐 아니라 법·제도가 미흡해 성장성을 해치는 부분이 많다"며 "신산업분야인 배달서비스사업은 서비스 특성을 악용해 거래규모 축소나 탈세 등 산업이 제대로 크기도 전에 음성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통적인 중소기업들은 일자리 미스매치나 최저임금 인상 등 일반적인 노동현안에 더 주목했다. 박용주 지비스타일 회장은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중소기업들의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임금 인상 등 직원 복지 수준을 개선하려고 애쓰는 중소기업들이 주목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여러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홍 장관은 "중소기업인의 애로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앞으로도 현장소통을 강화하면서 중소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겠다"며 "중기부와 대한상의 간 상시소통을 위한 중소기업정책협의회 구성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중기부는 대·중소기업간 상생 혁신을 위한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의 일환으로 중소기업인들이 건의한 중소기업정책협의회 구성안을 수용했다는 설명이다. 중기부는 실무협의를 거쳐 협의기구를 구체화 할 계획이다.

홍 장관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신사업 추진을 지원하고, 민관합동 규제 해결방식을 통해 중소기업의 걸림돌 규제를 분야별로 일괄 해소해 나가겠다"며 "국회에 발의된 지역특구법, 정보통신융합법, 산업융합촉진법, 금융혁신지원특별법, 행정규제기본법 등 '규제혁신 5법'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범정부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노동현안에 대해서도 "최저임금 산입범위의 조정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노·사 모두가 납득 가능한 합리적인 조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중소기업계와 협의하면서 중소기업 인력난을 해소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혁신생태계 조성을 위해 정부가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신사업 지원과 규제개혁에 나서주길 바란다"며 "기업들도 건설적인 정책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