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최대 분기실적..세계 1위 반도체의 힘

삼성전자가 분기 최대 실적을 3개월만에 경신했다. 전사 영업이익의 약 4분의 3을 벌어들인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55.6%에 달했다.


하반기에도 반도체 수요가 견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올해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가 '매출 260조원, 영업이익 60조원' 시대를 열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사상최대 실적..영업이익률 25.8%

삼성전자는 26일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58.0% 증가한 15조6400억원, 매출액은 19.8% 증가한 60조56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25.8%로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 3분기(23.4%)를 뛰어넘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시황 호조 지속과 무선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 증가로 매출이 증가했다"며 "1분기 중 달러 대비 원화 강세로 인해 약 6000억원 수준의 부정적 환영향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1분기 사업부문별 영업이익은 △반도체 11조5500억원 △디스플레이 4100억원 △IM(IT모바일) 3조7700억원 △CE(소비자가전) 2800억원.




◇반도체, 전체이익 74% 벌어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사 영업이익의 73.9%를 차지했다. 시장 여건이 좋은 상황에서 세계 1위 메모리 기업의 경쟁력까지 더해진 결과다.

1분기 메모리 시장은 계절적 비수기에도 서버 중심의 수요 강세 영향으로 시황 호조가 이어졌다. 낸드는 모바일용 수요가 둔화됐지만, 클라우드 인프라 확대에 따른 고용량 솔루션 제품들의 수요 견조세가 지속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64단 3D 낸드의 안정적 공급을 바탕으로 고용량 고부가 솔루션 판매에 주력해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시스템LSI사업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에 따른 모바일 프로세서, 이미지센서 등 주요 부품의 공급 증가로 실적이 개선됐다. 파운드리 사업은 1분기 계절적 비수기로 인해 모바일용 부품 수요가 감소했지만,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칩 주문 증가로 실적이 성장했다.

◇디스플레이, 수요감소, 경쟁에 '고전'

디스플레이 사업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요 감소 및 LCD와의 경쟁 심화 여파로 고전했다.

1분기 디스플레이 사업은 매출 7조5400억원, 영업이익 4100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 1분기 영업이익이 1조3000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수익성이 대폭 하락했다.

OLED 부문은 1분기 주요 거래선의 수요 감소와 저온폴리실리콘(LTPS) LCD와의 경쟁이 심화돼 수익이 감소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분기까지도 OLED 수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원가 절감과 생산 효율 향상을 통해 경쟁력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고객사 확대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LCD부문은 1분기 중 계절적 비수기로 인한 판매 감소와 패널 판가 하락이 지속됐지만, 대형, UHD 등 고부가 제품의 판매 비중 확대와 지속적인 원가절감을 통해 전분기 수준의 수익을 기록했다.

◇IM부문, 3조원대 영업이익 회복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은 지난 1분기에 '갤럭시S9·S9+' 조기 출시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판매 호조로 3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했다.

삼성전자 IM부문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8조4500억원, 3조7700억원. 전년 동기 대비 21.06%, 82.13%씩 증가한 수치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1.7%, 영업이익은 55.8% 증가했다.

1분기 호실적은 상반기 신제품 갤럭시S9·S9+ 조기 출시와 갤럭시S8 등 기존 모델의 견조한 판매 덕분이다. 전반적으로 고가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량이 직전 분기보다 늘어나면서 IM부문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갤럭시S9·S9+는 전작보다 한 달 정도 이른 지난달 16일 정식 출시됐다. 앞서 고동진 IM부문장(사장)은 "글로벌 기준 갤럭시S9 판매량이 1000만대를 넘은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CE부문, 라인업재편, 비용발생에 '뒷걸음'

소비자가전(CE) 부문도 TV 라인업 재편, 가전 부문 비용 발생 등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1분기 CE 부문은 매출 9조7400억원, 영업이익 2800억원을 기록했다.

TV 사업은 QLED·초대형 등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확대했지만, 중저가 라인업 축소 등의 재편 작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감소했다.

생활가전 사업은 ‘플렉스워시’ 세탁기, ‘큐브’ 공기청정기와 시스템에어컨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로 전년 대비 매출이 증가했다. 그러나 원자재가 상승과 미국 신규 가전공장 가동으로 인한 비용 발생으로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향후 전망은..'대체로 맑음'

이날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 전망에 대해 1분기 대비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메모리 실적 견조세는 유지되지만, 디스플레이 약세 지속, 무선 사업의 수익성 하락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2분기 이후 하반기 실적은 OLED 패널 공급 증가와 D램 수요 견조세 지속 등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상반기 대비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메모리 사업이 2분기 이후에도 순항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은 긍정적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D램과 낸드 시장이 각각 20%, 4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세원 삼성전자 전무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D램의 경우 전 응용처의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며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인프라 투자,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 고성능 제품 수요, 가상화폐 채굴용 그래픽용 제품 강세 등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 전무는 "공급업체들이 공급 확대 노력에도 불구하고, 공정난이도 증가 등으로 수급이 지속적으로 타이트할 것으로 보인다"며 "고부가 시장 경쟁력 강화에 더욱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낸드플래시 시장에 대해선 "하반기에도 서버, 모바일 중심으로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 안정화가 이뤄지면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대체가 가속화되고, 스마트폰 스토리지 용량 증가 등이 수요를 견인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전 전무는 "업계의 64단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타이트한 수급이 완화될 전망"이라며 "삼성전자는 평택라인을 중심으로 64단 양산에 주력하고, 차세대 적기 개발 및 양산, 탄력적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