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활비 용도는 한정적" vs "朴 탄핵 아니었다면 기소됐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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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준(왼쪽부터), 이병기, 이병호 전 국가정보원장 © News1 황기선 기자,박세연 기자

박근혜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상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국정원장들에 대해 검찰이 '특활비의 용도에 맞게 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변호인 측은 '국정원장은 특활비에 있어 고도의 재량권을 갖는다'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 심리로 26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양측은 이 같은 최종의견을 밝혔다.


검찰은 "대통령 지시를 받고 단순히 국정운영에 사용될 것이라 신뢰하며 돈을 줬다는 피고인 측 주장은 사후에 만들어진 것이 아닌지 의문스럽다"며 "이는 미필적 고의와도 연동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정원 특활비는 국정수행 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에 사용하는 등 한정적으로 사용되는 것이지, 광범위하고 포괄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이처럼 마음대로 기관 사이에 특활비를 주고받으면 삼권분립을 위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재준 전 국정원장(75) 측 변호인은 "국정원장이 고도의 재량을 갖는 특활비에 사법적 잣대를 들이댈 수 있느냐"며 "탄핵된 대통령의 국정원장이라는 이유만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됐는데, 대통령이 특활비를 국정운영에 썼다면 과연 남 전 원장이 기소됐겠느냐"고 주장했다.


이병호 전 국정원장(78) 측 변호인도 "피고인들이 국정원장 임명에 대한 보답이나 향후 인사, 현안에 대한 편의를 받으려는 인식을 갖고 돈을 줬다는 증거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오전 양측의 법리적 쟁점에 대한 의견을 들은 재판부는 오후에는 검찰의 구형과 변호인의 최후변론, 피고인의 최후진술 등을 들을 예정이다.

남 전 원장은 2013년 5월부터 2014년 4월까지 총 12회에 걸쳐 국정원 특활비 6억원을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보수단체를 지원하기 위해 현대자동차그룹을 압박해 25억6400여만원을 지급하게 한 혐의도 있다.

이병기 전 원장은 2014년 7월부터 2015년 2월까지 총 8회에 걸쳐 8억원을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혐의를, 이병호 전 원장은 2015년 3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총 21억원을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혐의 등을 받는다.

또 이헌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은 이들과 공모해 박 전 대통령과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 조윤선·현기환·김재원 전 정무수석에게 특활비를 건넨 혐의가 있다. 이원종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1억5000만원의 국정원 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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