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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文대통령-김정은, 평화의 아침이 밝았다

[2018 남북정상회담](종합)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최경민 기자, 김민우 기자, 김하늬 기자, 박소연 기자, 이재원 기자 |입력 : 2018.04.27 05:30|조회 : 1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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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새로운 시작…경제가 평화다



[2018 남북정상회담] ①항구적 평화, 경제 동반자 관계로 대전환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북측 군인들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오전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갖고 2018남북정상회담을 갖는다. /사진=뉴스1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북측 군인들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오전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갖고 2018남북정상회담을 갖는다. /사진=뉴스1
남북이 오늘 만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판문점에서 오전부터 만찬까지 12시간 가량 함께 하고 이른바 판문점 공동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남북이 선언할 것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구축이다. 그러나 남북은 이미 그 너머를 본다. 공동번영, 곧 경제 협력이다.

숱한 난제를 뚫고 여기까지 상황을 진전시킨 덴 문재인 대통령의 비전이 결정적이었다. 2대 비전은 평화 공존과 공동 번영이다. 3대 목표는 첫째 북핵문제 해결 및 항구적 평화 정착, 둘째 지속가능한 남북관계 발전이다. 세번째가 한반도 신경제공동체 구현이다. 통일이 되기 전이라도 경제공동체를 만들어 남북이 함께 번영하자는 꿈이다.

구체적으로 동해와 서해는 남북 국경을 초월해 동해·서해 경제권으로 개발한다. DMZ(비무장지대) 접경지대로 연결된 서해축, 동해축 등 'H' 모양 철도·물류망은 경제의 새 핏줄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국민소득 5만달러 시대에 진입할 수 있다. 잠재성장률은 3%에서 5%로 끌어올리고 매년 일자리 5만개를 신규창출한다.

남북은 이미 11년전 기초를 닦아놨다. 2007년 노무현 대통령-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10·4 남북공동선언이다. 정부여권에선 "10·4선언을 실천하기만 하면 된다"고 말한다. 지난해 7월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도 여기서 출발했다.

그런데 조건이 있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강력 규탄하며 북핵문제 해결 없이 경제협력은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문 대통령 3대 목표 중 신경제공동체 즉 '경제'가 이번 남북정상회담 의제에 오르지 못한 건 이 때문이다. 일단 비핵화부터 해결하지 않고는 다음 단계인 경제공동체로 나아갈 수 없다.

남북은 이번 남북회담에서 비로소 그 물꼬를 튼다. 남북은 공동선언에서 적대행위 중지에 합의하고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할 전망이다. 종전선언까지 내다볼 발판을 마련한다. 또 선언의 국회비준 등 제도화까지 추진한다. 이어질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다. 이 정도면 문재인정부의 비전 중 평화 공존이란 목표까진 나아간 셈이다.

다음은 공동 번영이다. 남북이 추진할 평화는 그저 총성이 멈추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남북이 선언하는 것은 '항구적 평화'이지만 그 본질은 공동번영 즉 경제적 교류협력과 발전이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함께 소나무를 기념식수하는 게 이를 상징하는 장면이 된다. 남북은 식수 표지석에 '평화와 번영을 심다'란 문구와 함께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서명을 포함한다. 나무 아래엔 남북의 흙과 물이 섞인다. 서로를 벗어나는 걸 상상할 수 없는 상호의존과 교류협력 심화는 평화를 더욱 단단하게 다질 것이다.

북한의 변화도 주목된다. '안보'에서 '경제'로 왔다. 김 위원장이 핵 실험장 폐기를 선언한 것은 이정표다. 체제 안전은 핵개발을 통한 무력 보장이 아니라 경제건설, 먹고사는 문제 해결로 보장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인정한 셈이다. 북한 입장에서도 비핵화는 출구가 아니라 경제 개선으로 향하는 입구인 셈이다.

북한이 이미 핵을 고도화한 상태여서 이런 방향전환은 더욱 극적으로 보인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26일 고양 킨텍스의 메인프레스센터(MPC)를 방문, 내외신 언론에 "북핵과 ICBM이 고도로 발전한 이 시점에 비핵화에 합의 한다는 것은 1990년대 초, 2000년대 초 이뤄진 비핵화 합의와는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뚜렷한 비핵화 의지를 명문화할 수 있다면, 나아가서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의미한다는 것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면 이번 회담은 매우 성공적일 것"으로 기대했다.

김성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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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김정은과 담판을 시작으로 '평화'의 항해 시작



[2018 남북정상회담] ②남북 선언적인 비핵화 시작으로 '북미→남북미→4자→6자' 로드맵

[MT리포트] 文대통령-김정은, 평화의 아침이 밝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담판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의 목표는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이다. 한반도 비핵화를 바탕으로 '정전' 상황을 '종전'으로 전환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로드맵을 밟겠다는 의미다. 남북에 이은 미·중·일·러 등 주변 국가들과 협상 테이블 역시 마련하고 있는 이유다.

26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다음날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일종의 '판문점 선언' 발표를 추진한다. 여기에는 △확고한 한반도 비핵화 의지의 명문화 △종전선언, 혹은 이에 버금가는 남북 간 적대행위 금지 합의 △남북 정상회담 정례화 등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내용을 포함시키는 게 목표다.

모두 남북 간의 합의로만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에 청와대의 문제인식이 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비핵화 문제의 경우 그 해결의 주체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종전선언에 대해선 최근 일본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통화에서 "최소한 남·북·미 3자 합의가 이뤄져야 성공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역시 6·25 당시 정전선언의 당사자라는 점에서 종전선언의 판은 남·북·미·중으로 넓혀질 수도 있다.

이같은 이유로 청와대는 남북 정상회담을, 향후 진행해야 할 '평화 로드맵'의 주춧돌 격으로 인식해왔다. 가장 기본이 되는 비핵화 등의 핵심의제에서 최대한 '진도'를 빼놔야 향후 진행될 북미, 남·북·미, 혹은 남·북·미·중 간 회담을 순조롭게 진행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정확히 확인한다면,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길잡이 역할을 훌륭하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평화 로드맵 실현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 직후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한다. 김 위원장과 담판 결과를 공유하기 위한 대화다.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된 6월이 되기 전인 5월 중순에 문 대통령이 직접 미국으로 향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도 갖는다.

우선 목표는 6월초로 추진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담판에서 실질적인 결과물이 나오게 하는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에서의 선언적 합의를 바탕으로 북미 사이를 중재해 한반도 평화라는 과실을 수확하겠다는 구상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로드맵이 진행되면 북미 간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체제안전 보장'(CVIG)이 ‘등가 교환’될 수 있다.

북미회담이 성공적이라면 남·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를 확고히 하고 종전선언을 합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중국이 종전선언과 관련 주한미군 문제를 제기할 수 있지만, 분단의 당사자인 남북의 의사가 강력하다면 중국 측이 반대 명분을 내세울 여력이 줄어든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정전선언과 관련 "우리가 가장 중요한 직접 당사자"라며 "4자(남·북·미·중) 간에 합의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후는 실질적인 평화협정을 위해 판을 키우는 게 숙제다. 완전한 비핵화는 6자(남·북·미·중·일·러), 한반도 평화체제는 4자의 틀에서 달성 가능하다. 비핵화를 차질없이 추진하면서 북한의 체제보장을 위한 경제지원 등을 보장하기 위한 다자적 해결 방식을 모색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이 끝난 직후인 다음달 9일 한·중·일 정상회담에 참석해 이같은 협조를 구할 계획이다. 오는 6월에는 FIFA(국제축구연맹)월드컵을 계기로 한 러시아 방문도 추진 중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반도의 안보 상황을 좀 더 궁극적으로 평화체제로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협의하고 있다"며 "한반도 정전협정 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북한을 비롯해 관련 당사국들과 긴밀히 협의해야 하는 과정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최경민 기자



평화와 위기가 반복된 한반도…'제도화'로 공동번영 문 연다



[2018 남북정상회담] ③남북공동연락사무소 등 상설 채널 설치…국회비준으로 평화체제의 영속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오전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갖고 2018남북정상회담을 갖는다. 사진은 정상회담을 하루앞둔 26일 판문점 모습. /사진=뉴스1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오전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갖고 2018남북정상회담을 갖는다. 사진은 정상회담을 하루앞둔 26일 판문점 모습. /사진=뉴스1
남북정상회담의 성패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어느 정도까지 합의하느냐에 달려있다. 그러나 영속적인 평화체제 정착을 위해서는 협상결과를 '제도화'하는 후속작업이 더 중요할 전망이다.

청와대는 오는 27일 열릴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되는 사항을 남북기본협정 형태로 만들고 국회 비준 등 제도화를 추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번 협상이 정상간 공동선언에 그치지 않고 '법적구속력' '지속력'을 가지는 협정을 만들겠다는 의미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3월 21일 남북정상회담준비위원회에 참석해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을 제도화해야 한다"며 "그래야 정치 상황이 바뀌더라도 합의 내용이 영속적으로 추진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 13일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청와대에서 양자회담을 가진 것도 이런 이유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남북정상회담의 합의내용의 국회 비준을 위해 제1야당 대표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고 협조를 요청한 것이다.

지난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얻은 교훈이다. 서로의 체제를 인정하는 문제, 항구적 평화체제를 위한 노력, 남북 경제협력 등 이번 정부에서 중점을 두는 사안 대부분이 10.4 남북공동선언에 담겨 있었다. 그러나 북한의 미사일실험·남한의 정권교체 등으로 과거의 약속과 합의 사안들은 모두 원점으로 돌아왔다.

1972년에는 7·4남북공동성명에 따라 남북은 협의사항을 시행하는 남북조절위원회를 설치했다. 그러나 위원회는 1972년 10월부터 1973년 6월까지 공동위원장회의와 본회의를 각 3차례 개최하고 별다른 성과없이 유명무실화 됐다. 2007년 10.4 남북정상선언에서 남북경제협력 활성화를 위해 부총리급으로 격상한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도 정권이 바뀌자 부침을 겪었다.

이번 회담에서 이러한 부침을 되풀이하지 않기위한 각종 상설협의체 설치 논의도 활발히 진행될 전망이다. 남북한연락사무소 설치, 이미 합의된 남북한 핫라인 설치 등도 이러한 제도화 구상 일환이다. 남북한연락사무소는 일종의 2005~2010년 개성공단에 설치돼 운영된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의 확장판이다. 남북경협협의사무소는 2010년 5.24 조치 이전까지 1층엔 통일부·경제부처·무역협회 등 15명 안팎의 남쪽 인원이, 2층엔 민경련 등에서 파견된 북쪽 인력 10여명이 상주하며 경협 관련 협의·연락 창구 구실을 해왔다.

이번에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등이 판문점에 설치되고 국회비준 등을 통해 제도화한다면 정권따라 부침없이 남북이 소통할수 있을 것이라는 게 문 대통령의 구상이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설치되면 남북정상회담의 상설화는 물론고위급부터 실무급까지 정부단위별 각 층위에 맞는 기구를 만들어갈 채널이 열리는 것이다.

김민우 기자



미리보는 정상회담…'바이블'은 10·4 정상선언



[2018 남북정상회담] ④2007년 합의문에 '종전 선언하는 문제 추진위해 협력' 까지 명시도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10·4 남북 정상선언’ 1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10·4 남북 정상선언’ 1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뉴스1
27일 열리는 '2018 남북정상회담'은 앞서 열린 두 번의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물에서 출발한다. 특히 2007년 남북정상회 이후 나온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이하 10·4 선언)은 2018 남북정상회담의 '바이블(성경)'과 같다.

10·4 선언에서 남북은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한다"며 '종전'을 처음 언급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07년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았었다.

문 대톨령은 지난해 10월 '10.4 선언' 10주년 기념 행사에서도 계승 의지를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10.4 정상선언 합의 중 많은 것은 지금도 이행 가능한 것들"이라며 "남과 북이 함께 10·4 정상선언이 여전히 유효함을 선언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0·4 선언'은 남과 북이 합의한 △평화정착 △공동번영 △화해·통일에 관한 내용을 8개항으로 담았다. 우선 핵 문제와 관련 "남과 북은 한반도 핵문제 해결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정상이 합의했다.

또 남북 당국간 합의한 경협사업에 대해 포괄적 군사적 보장조치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정도로 합의했다. 이후 4차례 군사실무회담을 통해 추가 보장합의서를 채택하기도 했다. 또 군사분야 협력을 확대해 남북관계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는 국방장관회담 개최도 합의했다.

[MT리포트] 文대통령-김정은, 평화의 아침이 밝았다
종전선언 추진은 '10·4 선언'의 핵심이다. 노 전 대통령은 "현 시기가 핵문제 해결과 함께 평화체제 구축의 적기다"며 남북이 협력해 현 정전체제를 종식하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당시만 해도 북의 입장은 '평화협정 체결에 있어 한국을 배제한다'는 입장이었지만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의미가 있다.

금강산 관광에 이은 백두산 관광 추진도 담았다. 김정일 위원장이 "백두산 관광을 합의문에 넣읍시다"라고 말하며 적극적으로 합의과정을 주도한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당시 백두산 관광은 중국을 거쳐야 했다. 인천에서 백두산까지 직항로를 만드는 내용이 '10.4 선언'에 포함됐다.

중장기적인 남북 경제협력을 위한 공동번영 분야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개성공단 추가개발 △신규경협 △경협환경 개선 추진기구 등을 포함안 19개 의제를 이끌어냈다.

특히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는 서해의 해상군사분계선을 군사대치선이 아닌 평화협력선’으로 전환시키고 해주를 제조, 물류, 수출 복합특구로 개발하는 내용을 담았다. 해주와 개성, 그리고 인천을 잇는 삼각경제지대를 형성해 무역과 비즈니스 경제권을 형성한다는 구상이었다.

2003년 착공한 뒤 2007년 문을 연 개성공단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보완도 이뤄졌다. 개성공단을 남북공동번영의 모델로 정착시키겠다는 취지였다. 북측 근로자 확보, 3통(통행, 통신, 통관) 문제 해결, 문산-봉동 철도화물 개통 등도 함께 다뤄졌다.

조선업협력단지를 남포와 안변에 건설해 남측의 자본·기술과 북측의 노동력을 결합한 투자협력사업 설계도 있었다. 기반시설(SOC)사업 공동추진과 자원개발, 농업·보건의료·환경보호까지 협력 분야도 포괄적으로 넓혔다.

하지만 이 모든 합의는 2007년 말 정권교체와 함께 대부분 캐비닛에 갇혔다. ‘2018 남북정상회담’은 닫힌 캐비닛 문을 열기 위한 열쇠 찾기다.

문 대통령은 10.4 선언의 주요 내용을 계승적으로 발전시킨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내놨다. 주요 내용은 △금강산, 원산.단천, 청진.나선을 남북이 공동개발해 동해안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동해권 에너지.자원벨트 구축', △수도권, 개성공단, 평양.남포.신의주 연결 서해안경협벨트 건설 및 경의선 개보수, 서울-베이징 고속교통망 건설 등 '서해권 산업.물류.교통벨트 건설', △설악산.금강산.원산.백두산 관광벨트 구축 및 DMZ 생태.평화안보 관광지구 개발 등을 담고 있다.

김하늬 기자



남북 정상, '2020년까지 비핵화' 로드맵 첫걸음 뗄까



[2018남북정상회담] ⑤남북 정상간 비핵화 합의수준 관심…향후 북미협상 길잡이

[MT리포트] 文대통령-김정은, 평화의 아침이 밝았다
2018 남북정상회담이 이전의 두 차례의 회담과 다른 점은 남북관계가 아닌 '한반도 비핵화'를 핵심의제로 논의한다는 데 있다. 향후 북미정상회담에서 타결될 비핵화 로드맵의 방향과 밑그림이 27일 결정된단 점에서 주목된다.

◇남북정상 '비핵화' 합의 수위 관심=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 풍계리 핵실험자 폐쇄를 선언하며 비핵화에 한발 다가섰다. 다만 이것이 북한의 핵보유국 선언이란 지적도 나와 북측의 더욱 명확한 '핵 폐기' 입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관건은 남북이 27일 회담에서 비핵화와 관련해 어떤 수준의 합의를 도출할지다. 임종석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은 26일 고양시 일산 킨텍스 남북정상회담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브리핑을 갖고 "비핵화와 관련해 어느 수준에서 합의할 수 있을지 어렵다"며 "이것이 남북간 회담에서 전부 완료될 수 있는 부분도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고 밝혔다. 이어 "참모진으로서의 바람은 뚜렷한 비핵화 의지를 명문화할 수 있다면, 좀 더 나아가 한반도에서 완벽한 비핵화를 의미한다는 것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면 성공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한 구체적·기술적 조건보다는 비핵화 '의지'를 밝히는 데 초점을 두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이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에 합의할 뜻이 있다는 신호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발신해 향후 북미회담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하겠단 뜻이다. 남북 정상이 선언적 수준에서 정전체제 종식과 종전을 언급하고 평화협정 추진 의지를 밝힌다면 북측에 진정성이 더욱 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비핵화 로드맵 쟁점은…'시간표''검증'= 비핵화 로드맵의 쟁점은 북미 간 이행 방식의 조율이다. 현재 미국은 '일괄 타결·일괄 이행'을, 북한은 '단계적 타결·동보적 이행'을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국교정상화 등을 '일괄' 합의하길 원한다. 북한의 '시간벌기'를 차단하고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핵문제 해결을 완료하겠단 구상이다. 반면 북한은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평화협정과 북미관계 정상화)을 단계적으로 맞바꾸되 각 조치마다 그에 상응하는 행동을 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체제안전 보장과 제재 완화가 장기간 소요되기 때문에 되돌이킬 수 없는 선(先) 비핵화 조치에 선뜻 나서기 어렵단 이유다.

이와 관련, 미국 행정부에서는 비핵화 로드맵을 기존의 'CVID'에서 'CVI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이고 신속한 비핵화)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가 치러지는 2020년까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완성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관건은 북핵의 신고와 검증이다. 북핵 시설은 우크라이나와 리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과거 핵보유국의 규모보다 방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에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리비아는 검증에 10개월 미만이 걸려, 북측이 의지만 있다면 빠른 비핵화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비핵화 검증 대상을 어떻게 정할지도 논란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북한이 이미 개발한 핵무기까지 없애는 게 비핵화라고 못박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특별한 것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에 분명한 '당근'을 제시할 것임을 암시했다.

전문가들은 북미 한쪽이 상대의 일방적인 희생이나 양보를 강요하지 않는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청와대는 '포괄적 타결·단계적 이행'을 중재안으로 제시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북한은 '체제보장' 시간표를 최대한 단축시키려 할 것이고 미국은 '비핵화' 시간표를 단축시키려 할 텐데 서로 원하는 것을 주고받아야 한다"며 "과거 합의 후 지연·중단된 것은 서로가 속고속인 결과인데, 과거엔 실무선에서의 합의라 이행 단계에서 신뢰가 담보되지 않았지만 이번엔 정상 간 합의이기 때문에 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소연 기자



文대통령과 김정은, 12시간 만난다…점심은 '작전타임'



[2018 남북정상회담] ⑥오전-오후 두 차례 정상회담…식수 및 산책 등 친교행사도

[MT리포트] 文대통령-김정은, 평화의 아침이 밝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에서 진행되는 남북 정상회담에서 12시간 가까이 만날 것으로 보인다. 오전과 오후 두 차례의 정상회담 뿐만 아니라 친교행사도 예정됐다.

26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7일 오전 9시30분 처음 대면한다. 김 위원장은 판문점 북측 판문각 앞까지 차를 타고 올 게 유력하다. 판문각 앞에서 하차한 후 남쪽으로 5~10m 정도를 걸어서 군사분계선으로 접근한다. 군사분계선 상의 가건물인 군사정전위원회회의실(T2, T3) 사잇길이 동선이다.

넓이 50cm, 높이 5cm의 콘크리트로 표시된 군사분계선에서 문 대통령이 기다린다. 두 정상은 군사분계선에서 만나 뜨거운 악수를 나눈 후 우리 전통 의장대의 호위를 받으며 이동한다. 우리측 자유의집을 우회해 판문점 광장으로 나간다. 김 위원장에 대한 공식 환영식이 준비된 곳이다.

양 정상의 판문점 광장 도착은 오전 9시40분쯤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곳에서 의장대 사열을 포함한 공식 환영식을 갖는다. 의장대 사열을 한 뒤 두 정상은 양측 공식수행원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환영식을 마친다.

이후 양 정상은 회담장인 평화의집으로 이동한다. 평화의집 1층에서 김 위원장은 준비된 방명록에 서명하고 문 대통령과 기념 촬영을 한다. 평화의집 1층 접견실에서 사전환담을 나눈 뒤 2층 정상회담장으로 이동, 오전 10시30분부터 정상회담을 시작한다. 회담장의 단상에 마련된 금강산 그림 앞에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악수를 나누며 사진 촬영을 할 것으로 보인다.

1차 정상회담은 점심시간까지 계속된다. 점심식사는 남북 양측이 따로 진행한다. 김 위원장 등은 다시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돌아가 식사한다. 남북이 오찬을 따로 하는 것은 일종의 '작전 시간' 격이다. 1차 정상회담에서 서로의 입장을 확인한 후 각자 논의하기 위한 취지다. 비핵화 등 핵심의제와 관련해 양 정상의 '결단'이 필요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오후들어 군사분계선 위에서 다시 만난다. 군사분계선 상 가건물 제일 동쪽에 위치한 길목에 1953년생 소나무를 공동식수하기 위해서다. 이 곳은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이 소떼를 몰고 방북한 그 길이다. 한라산과 백두산의 흙을 함께 섞고, 문 대통령은 대동강 물을, 김 위원장은 한강 물을 준다.

식수 표지석에는 '평화와 번영을 심다'라는 문구와 함께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서명이 포함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공동식수는 우리 측이 제안했고, 북측이 우리가 제안한 수종과 문구 등을 모두 수락해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공동식수를 마친 후에는 군사 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산책을 한다. 도보다리는 정전협정 직후 중립국 감독위가 판문점을 드나들 때 동선을 줄이기 위해 판문점 습지 위에 만든 다리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다리의 확장된 부분에 위치한 군사분계선 표식 바로 앞까지 남북정상이 함께 찾아간다는 것 자체가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오고, 협력과 번영의 시대를 맞는다'는 커다란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산책 이후 2차회담이 진행된다. 이 회담이 끝나면 합의문 서명과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합의 내용에 따라 형식과 장소를 결정하게 된다. 평화의집 앞마당에서 정식 발표를 할 지, 아니면 서명에 그칠지, 또는 실내에서 간략하게 발표하게 될지는 합의의 수준에 달렸다.

오후 6시30분 부터는 양측 수행원이 참석하는 환영만찬이 평화의집 3층 식당에서 열린다. 환영만찬까지 마치고 나면 환송행사가 이어지고, 남북 정상회담은 마무리된다. 양 정상은 '하나의 봄'을 주제로 한 판문점 평화의 집 전면을 스크린으로 활용하는 영상을 감상한다. 만찬이 시작되는 시간과, 양 정상의 처음 만나는 시간(오전 9시30분)을 고려했을 때, 12시간 정도 회담을 하는 셈이다.

환송 방식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북한으로 돌아갈 때 문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을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어떻게 할지 잘 모르겠다"고만 답했다.

최경민 기자


어제는 北 오늘은 美 내일은 中…남북정상회담 숨은 일꾼들



[2018 남북정상회담] ⑦

왼쪽부터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사진=머니투데이 DB
왼쪽부터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사진=머니투데이 DB
역사상 세번째 남북정상회담이 한두 사람의 의지와 행동으로 이뤄질 리 없다. 역사의 고비마다 위기를 극복하고 평화의 물꼬를 튼 수많은 만남이 그렇듯 이번 회담의 물밑에서도 분초를 다투며 뛰어다닌 일꾼들이 있다.

○…72세의 노익장을 과시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정상회담 개최 막판 두달 동안 청와대 외교안보라인에서 가장 바빴던 사람 중 하나다. 지난달에만 열흘 동안 국내를 비롯해 북·미·중을 거의 하루 간격으로 왕복하면서 한반도 정세의 키를 쥔 3명의 '빅맨'(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다.

문 대통령의 의지를 김 위원장에게 전하고 미중 정상을 만나 북한과의 대화를 이끌어내는 설득 외교의 최전선에서 메신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이라는 역사적 결정을 내린 것도 정 실장의 방북 결과 브리핑을 들은 직후였다.

남북정상회담 개최 하루 전인 이날까지 정 실장의 행적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 실장은 이달 들어 두번째 방미 일정에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신임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미국의 입장을 최종 조율하고 이날 귀국했다.

○…남북정상회담을 사흘 앞둔 지난 24일(현지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을 조명한 기사 제목을 '옛 급진주의자가 남북 화해를 돕다'라고 뽑았다. 학생운동 리더 출신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이라는 극적인 스토리와 역할에 쏠린 관심이 단적으로 드러난 대목이다.

이데올로기에 함몰되지 않은 합리성은 임 실장의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남북관계에 관한 자신만의 콘텐츠에도 불구하고 비서실장, 국정의 2인자로 상황을 장악하려 하기보다 역할 분담을 먼저 고민했다는 평가다.

평창 동계올림픽 직전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이 청년 기회박탈이라는 공정성 이슈로 논란이 됐을 때 달라진 국민정서를 놓쳤다고 인정한 데서 발빠른 정무적 감각도 드러난다.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2000년과 2007년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에서 모두 기획·협상의 실무를 담당했던 대북전략통이다.

정보기관의 수장이 외교안보라인의 전면에 나서는 게 적절치 않다는 의견에도 불구하고 서 원장이 정 실장과 함께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잇따라 만난 것은 그가 그만큼 준비된 조율사이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1980년 국가안전기획부(현 국정원)에 입사해 28년 3개월 동안 근무한 정통 국정원맨으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 등 북미 핵심인사와 라인을 유지하는 몇 안 되는 인사로 꼽힌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이어질 한미, 북미정상회담에서 서훈-김영철-폼페이오의 3각 정보라인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세차례 남북정상회담에서 모두 핵심 역할을 한 서 원장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능력과 성품은 지난 9일 어렵게 꺼내놓은 "남북관계의 불씨 하나를 살렸다"는 말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대북 저자세' '통일부 패씽'이라는 논란이 불거질 때도 조 장관은 시종일관 신중한 태도로 숨은 조력자 역할을 했다.

지난 1월 2년여 만에 열린 남북고위급회담 당시 북측의 도발을 침착한 대응으로 차단한 이도 조 장관이었다. 북측 단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남측의 비핵화 언급과 북측의 서해 군 통신선 개통 시점 등과 관련해 강하게 항의하면서 긴장이 고조될 때 조 장관이 '상호존중 정신'을 내세워 확전을 막았다.

"남북문제는 유리 다루듯 다뤄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지론에 가장 가까운 인물이다.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은 남북정상회담 과정에서 모습을 드러낸 문 대통령의 '숨은 복심'이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등 외교·통일 전문가 위주로 구성된 대북특사단에 포함된 것을 두고 의문이 나올 때 문 대통령의 의중을 김 위원장에게 가장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따라붙었다.

지난달 6일 대북특사단의 방북부터 지난 2일 예술단의 평양 공연, 20일 남북정상간 핫라인 개통, 25일 정상회담 남북합동 리허설까지 남북이 만나는 자리에 항상 윤 실장이 있었다.

남북정상회담프레스센터(고양)=특별취재팀



'문·김·트 트리오' 동북아 평화엔진 불 붙이다



[2018 남북정상회담] ⑧3국 정상

[MT리포트] 文대통령-김정은, 평화의 아침이 밝았다
홀로, 내지는 두 사람이 돌리기엔 너무 오래 녹슨 톱니바퀴였다. 그러나 세 축이 한꺼번에 돌아가자 극적 반전이 일어났다. 가속도가 붙고 이제 변화의 속도는 전세계의 시선이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빨라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세 축이 돌리기 시작한 동북아 평화엔진 얘기다.

시작은 문 대통령의 철학이었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발간한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 '2단계 통일론'을 밝혔다. 남북이 '거래'를 하며 경제적 통일을 먼저 이루고 나면 언젠가는 자연스레 정치·군사적 통일도 이뤄질 것이라는 구상이다. 경제로 먼저 통일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지론이다.

문 대통령은 이 거래가 남측에 굉장한 기회가 된다는 확신도 갖고 있다. 햇볕정책이나 지원, 협력 등 그간의 표현은 보수진영에 '퍼주기'라는 오해를 불러왔다. 반대로 북을 경협의 대상으로 본다면 한국의 기술력에 저렴하고 질 좋은 북한의 노동력을 결합시켜 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는 지론이다.

이는 미국이나 EU(유럽연합) 등 다른 FTA 협정국처럼 북한을 국제사회가 공인하는 국가로서 인정하는 시각이었다. 취임 이후 일관되게 견지해 온 문재인식 통일론의 출발이며, 한반도 문제 해결은 우리가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한반도 운전자론의 핵심이다. 우리가 주도권을 놓치면 구경꾼에 그치게 된다는 거다.

문 대통령의 경제통일론은 경제건설을 원하던 김정은 위원장을 돌려세웠다. 지난해 말까지 핵과 미사일 고도화에 골몰하며 '마이웨이'를 외치던 김 위원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전면적인 남북관계 개선을 선언하며 스스로 회담장에 나왔다. 판을 바꾸겠다는 결단이다. 지금은 전세계의 시선이 판문점에서의 김 위워장의 결단에 쏠려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뉴스1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핵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있다"며 대미 핵위협을 과시하면서도, 우리 정부에 평창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과 남북당국 대화를 언급하며 유화적 제스처를 취했다. 이후 김 위원장 지시로 1월3일 판문점 연락채널이 23일만에 개통되면서 남북관계가 급진전됐다.

그는 지난 2월 평창올림픽에서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평양 방문을 '파격' 제안했다. 이후 4월 말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하는 한편 '한반도 비핵화 의지'와 함께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에도 비핵화 협의를 위한 대화를 할 수 있다고 선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일 남북정상회담을 일주일 앞두고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중단하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해 또 하나의 승부수를 던졌다. 특히 '경제-핵 병진'이란 당의 전략노선을 '사회주의 경제건설'로 새롭게 변경하면서, 북측이 미국과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완전한 비핵화에 나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 정상의 움직임은 미국의 대북전략을 송두리채 바꿔놨다. 김 위원장의 '핵단추' 발언에 "내 핵단추는 훨씬 크고 강력하다. 게다가 작동한다"고 맞불을 놨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6일 트위터에 "북한과의 대화에서 가능성 있는 진전(possible progress)이 이뤄지고 있다"고 태도를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의 변화는 트위터를 통해 전세계가 실시간으로 확인했다.

지난 20일 북한이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를 중단하고,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하자 트럼프는 한 시간만에 또 다시 트윗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모든 핵실험을 중단하고 주요한 실험장을 폐쇄하기로 합의했다"며 "이것은 북한과 세계에 아주 좋은 소식이다. 큰 진전이다. 우리의 회담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철학과 김정은의 결단, 트럼프의 변화가 가동시킨 동북아 평화엔진은 27일 남북정상회담을 맞는다.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더 큰 동력을 확보할 전망이다.

김하늬 기자, 박소연 기자, 백지수 기자



'퍼스트레이디' 회담도 이뤄질까…리설주 참석에 '촉각'



[2018 남북정상회담] ⑨최근 등장 빈도 높아진 리설주…김정숙 여사 '디저트 외교' 기대감도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 수석특사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대북특사단이 지난 5일 북한 조선노동당 본관 진달래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찬을 갖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 수석특사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대북특사단이 지난 5일 북한 조선노동당 본관 진달래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찬을 갖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군사분계선에서 손을 마주잡는 남·북 퍼스트레이디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하루 앞으로 다가온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의 등장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진다.

리 여사의 참석은 미지수다. 우리 측에서는 원하는 눈치이지만,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임종석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은 26일 브리핑에서 리 여사 동행 여부를 묻는 질문에 "리설주 여사 동행 여부는 아직 협의가 완료되지 않았다"며 "(정상회담 일정 가운데) 오후에 혹은 만찬에 참석할 수 있기를 저희는 많이 기대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일각에서는 리 여사의 등장 가능성을 높게 본다. 정상회담 일정이 길기 때문이다. 정상회담은 27일 오전 9시30분 김 위원장이 판문점 남쪽지역으로 넘어오는 것을 시작으로 저녁 만찬까지 이어진다.

김 위원장은 오전 회담을 마친 뒤 다시 북측으로 이동한다. 점심식사를 한 뒤 다시 남쪽으로 내려올 예정이다. 이에 오후에 리 여사는 두 정상이 다시 만나 평화와 번영을 상징하는 소나무 기념식수 때 함께 내려와 저녁 만찬 전까지는 김정숙 여사와 따로 일정을 가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근 리 여사의 외교무대 등장 빈도가 높아진 것도 기대감을 높인다. 리 여사는 지난달 5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대북 특별사절단의 방북 당시 만찬에도 참석했다. 김 위원장 옆자리에 앉아 김 위원장을 "우리 남편"이라고 부르며 변화한 위상을 보이기도 했다.

같은 달 25~28일 김 위원장의 방중 때 동행하기도 했다.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인 펑리위안 여사와 환담을 나눴고, 지난 14일 방북한 중국예술단 공연을 단독으로 관람했다.

리 여사의 이같은 활동은 북한이 정상국가임을 강조하기 위한 선전술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외국 대표단이 오면 으레 국가수반 부부가 만찬을 열어 환영하는 서방의 방식과 같은 것이다.

한편 김 여사의 참석은 리 여사의 참석 여부에 달렸다. 리 여사가 만찬 등 공식 일정에 참석할 경우 김 여사도 만찬에 동행할 가능성이 높다. 이때 김 여사의 특기인 '디저트 외교'를 발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 여사는 지난해 5월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와의 청와대 오찬 회동에 직접 만든 인삼정과를 후식으로 내놓는 등 요리 솜씨를 뽐낸 바 있다.

이재원 기자

김성휘
김성휘 sunnykim@mt.co.kr

머니투데이 더300(the300) 김성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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