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업계 "남북정상회담, '철의 실크로드' 기대"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일인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중계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스1

남북정상회담으로 얼어붙은 남북 경제협력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물류 업계는 남북 교류가 활성화될 경우 가장 큰 수혜를 받을 분야로 꼽힌다. 물자 운송 증가와 유라시아 대륙을 연결하는 철도가 핵심이다.

27일 물류업계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나는 장면을 숨죽여 지켜봤다. 남북 경협 활성화가 물류업계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어서다.


CJ대한통운 (127,200원 ▲2,200 +1.76%)은 지난달 러시아 대표 종합물류기업인 페스코와 MOU(업무협약)를 맺었다. 양사는 TSR(시베리아횡단철도)을 통한 물류 및 항만개발 등 북방물류의 핵심사업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화물기차만 1만7000대를 보유, 러시아 10대 화물기차 운용사인 페스코가 CJ대한통운의 TSR 운송사업 진출에 적극 협력하기로 한 점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북한 철도망이 개방될 경우 우선 추진될 TKR(한반도종단철도)–TSR 연결사업의 수혜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류업계는 남북정상회담과 이어지는 북미정상회담으로 남북경협이 활발해지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북한에 대한 경제지원이 본격화되면 쌀과 비료, 의약품에 한정되었던 운송 물자의 종류가 시멘트와 철골 등 각종 건설자재, 각종 기계류 등 산업기반장비 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


트럭 등 육로를 통한 운송뿐 아니라 곡물류 등 벌크화물을 실은 화물선박도 남북한 항구를 오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증권가에서는 현대상선 (14,850원 ▼100 -0.67%), 팬오션 (4,145원 ▲30 +0.73%), 현대글로비스 (180,000원 ▲2,000 +1.12%) 등 해운사들도 남북 경협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TKR과 TSR, TCR(중국횡단철도)를 연결하는 ‘철의 실크로드’가 완성되면 한반도가 동북아의 물류 중심지로 떠오를 수 있다. 부산항 등에서 하역한 컨테이너를 철도에 실어 유럽과 CIS(독립국가)지역으로 운송할 경우 물류에 소요되는 기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부산과 유럽을 잇는 ‘철의 실크로드’가 완성되면 보통 해상으로 45~50일이 걸리는 평균 운송시간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남북한을 잇는 ‘한반도 신경제지도’를 구상하고 있는 만큼 불가능한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해운 부문에서는 북극항로의 활성에 주목하고 있다. 북극항로가 완전히 개발되면 부산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는 10일, 러시아 야말 반도까지는 20일 이상 운송 기간이 단축된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독일 베를린에서 부산까지 철도를 이용한 ‘철의 실크로드’가 완성되면 새로운 물류 루트가 생길 것”이라며 “한반도가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동북아 물류 중심지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