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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N세대' 김정은, 상상 이상의 '새로운' 북한

[New Gen이 만드는 New North](종합)

머니투데이 이재원 기자, 이건희 기자, 정진우 기자, 박소연 기자, 조준영 인턴기자 |입력 : 2018.05.01 05:30|조회 : 48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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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몰랐던 北…수면 위로 떠오른 'N세대' 김정은



[New Gen이 만드는 New North] 정상회담서 등장한 '새 세대'…삶의 방식·核 인식 '상상 이상'

[MT리포트] 'N세대' 김정은, 상상 이상의 '새로운' 북한
X세대가 있었다. 1970년대 초부터 1980년대 중반 태생을 일컫는다. 그들이 성인이던 90년대 초반 등장한 단어다.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자유분방함, 찢어진 청바지로 대변되는 세대다. X세대가 익숙해질 무렵 Y세대가 등장했다.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까지다. 유년기부터 컴퓨터와 인터넷을 배운 세대다. 초고속 인터넷으로 게임을 즐기고 스타크래프트에 열광했다.

이젠 Z세대다. 기술 속에서 태어났다. 유년기부터 스마트폰을 들고 태블릿 PC를 자유 자재로 다룬다.편리함과 독특한 경험, 집단보다 개인을 추구한다. 사회적 가치를 소비한다. 당장 글로벌 기업의 마케팅이 변한다. 회사 문화가 변한다. 세대가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철옹성이던 북한이 남북정상회담 테이블에 나왔다. 농담도 던진다. 세대 변화의 방증이라는 분석이다. 이른바 '새 세대', 혹은 'N(New)세대'의 등장이다. 고등교육과 유학 경험으로 무장했다. 스마트폰과 같은 최신 기술에 익숙하다. 시장경제에 대한 거부감도 적다.

북한 N세대 대표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다. 김 위원장의 등장이 일으킨 파장은 이어진다. 비핵화, 종전, 경제협력…. 물결의 끝이 가늠키 어렵다. 2011년 집권한 뒤 핵실험에 박차를 가한 그의 행보도 재평가된다. 세대갈등의 시선에서 이를 해석한다. 정창현 국민대 겸임교수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최근 동북아질서의 급격한 변화 역시 이러한 북한 N세대의 부상과 연관지어 볼 수 있다"며 "2016년 당대회 이후 이같은 세대교체가 가속화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으로의 북한을 이해하는 관점도 확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New Generation(새로운 세대) = 1984년생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은 북한에서 '새 세대'로 분류된다. 북한 연구자들은 일반적으로 1970년대 중·후반 출생자들을 새 세대로 분류한다. 혁명 4세대라고도 불린다. 현재 30대 중·후반인 이들 가운데는 중국 베이징, 러시아 모스크바 등에서 유학 경험이 있는 이들이 많다. 당 고위직인 부모의 지원 아래 유학하면서도, 부모 세대(혁명 2세대)와는 전혀 다른 세대적 특성을 갖는다.

N세대는 더이상 '휘파람'에 열광하지 않는다. 반대로 남한의 가요에 충격받지도 않는다. 그들에게도 문화가 있고, 유행이 있다. 한 대학 교수는 "오랜 기간 언론 등의 영향으로 북한에 대한 이미지가 고착화한 경향이 있다"며 "북한이 나름대로 형성한 문화와 유행에 대해 우리의 인식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MT리포트] 'N세대' 김정은, 상상 이상의 '새로운' 북한
◇Network Generaton(네트워크 세대) = N세대의 또다른 특징은 컴퓨터,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네트워크다. 연구자들은 2000년대 중반부터 보급된 PC와 2009년 이후 시작된 휴대전화 보급을 바탕이 됐다고 분석한다. 개인용 컴퓨터(PC)는 휴대전화(500만대)보다 더 보급돼 있다는 게 정설이다.

김 위원장도 애플의 '맥' 컴퓨터를 이용한다. 2013년 3월29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김 위원장의 업무 모습 사진에는 맥 컴퓨터와 애플의 키보드·마우스가 고스란히 찍혔다. 김 위원장이 애플의 노트북인 '맥북 프로'를 사용하는 것이 포착되기도 했다.

네트워크 기기를 바탕으로 N세대는 과거 상상도 하지 못한 생활을 영위한다. 신용카드도 사용한다. 조선중앙은행과 조선컴퓨터센터 등의 금융결제시스템을 이용한다. 선불카드처럼 일정 금액을 충전하고 쓰는 카드 역시 사용량이 늘어나고 있다.

쿠팡·위메프같은 온라인몰 활용도 불가능한 게 아니다. 홍순직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일반 주민에게 어느 정도 접근성이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북한의 기술로 온라인 쇼핑몰 운영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북한 내에서도 해외 유학파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신용카드 사용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New Consumption(새로운 소비방식)=북한 N세대는 ‘시장경제’와 새로운 소비방식에 익숙하다. 계층을 불문하고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하지만 현상만 같고 과정은 다르다. 당 고위층 자녀들과 유학파는 서양식 백화점의 세례를 받았다. 북한식 백화점인 평양 보통강변 미래상점엔 연일 줄을 선다.

반대로 일반 주민들은 90년대 중반부터 후반까지 이어진 '고난의 행군' 이후 등장한 '장마당'에서 시장경제를 배웠다. 국가 배급이 사실상 무력화한 뒤 만들어진 자생적 시장이다. N세대가 '장마당 세대'라고도 불리는 이유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N세대 주민들은 자연스레 시장경제를 배웠다. 2010년 남한으로 내려온 한 탈북자는 "5살 무렵 고난의 행군 시작 후 사실상 배급은 사라졌다"며 "알아서 먹고 살아야 하는 환경에 노출되다 보니 아무래도 윗 세대와는 다르다"고 전했다.

◇Nuclear Weapon(핵무기 인식)=핵무기에 대한 인식도 전 세대와는 다르다.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었던 가장 큰 변화다. 직전 세대까지만 해도 핵무기는 지상과제였다. 김 위원장이 '로켓맨'이라는 국제적 조롱과 압박 속에서도 오히려 핵개발에 박차를 가했던 이유도 세대갈등 최소화라는 분석이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의 한 여당 의원은 "김 위원장 집권 초기엔 노년층의 견제와 비판이 있어 속도 조절을 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쉽사리 핵을 포기한다면 권력에 도전을 받을 수 있다는 김 위원장의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2011년 집권 후 '애송이'라는 모습에서 벗어나야 했다.

잦은 포격도발과 강경 메시지도 이런 압박감에서 나왔다. 미국과의 대결측면만을 고려하는 윗 세대와의 갈등을 최소화하는 내부용 전략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서둘러 핵무력 완성 선언을 한 것은 본격적인 경제 노선 채택 전 내부단속 차원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핵 완성 선언 이후 북한의 태도는 급변했다. 지난달 20일 조선노동당의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병진노선' 종료를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 교수는 "안보문제가 해결된 만큼 내부 갈등 없이 경제건설로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의 행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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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 이건희 기자, 조준영 인턴기자




'혁명투사' 1세대→'채팅族' 4세대로…北세대의 역사



혁명·전쟁이 가까웠던 '구세대'에서 '네트워크' 하는 '새 세대'로

[MT리포트] 'N세대' 김정은, 상상 이상의 '새로운' 북한
N세대. 네트워크(Network)의 첫 글자 'N'을 따 만들어진 세대다. 1998년 미국의 사회학자인 돈 탭스콧(Don Tapscott)이 1977년부터 1997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N세대로 불렀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쌍방향 의사소통에 익숙한 세대다.

1984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태어난 것으로 추정된 연도다. 김 위원장도 일반적인 기준에 따라 N세대로 분류된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북한의 청년들을 '새 세대(New Generation)'라고 부른다. 이들은 전쟁을 경험한, 또는 전쟁을 최소한 간접적으로 느낀 과거 세대와 판이하게 다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이 성사된 27일. 북한의 세대가 과거와 달리 확 바뀌었다. 지도자의 교체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내용물이 싹 바뀌었다. 간판만 바꾼 줄 알았더니, '리모델링'이 됐다. 그간 북한을 이끌었던 1세대는 역사책 속으로 들어갔다. '항일혁명투사'로 분류되는 세대다.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채팅하고 뉴스를 보는 4세대의 시대가 열렸다.

세대의 구분은 출생 시기, 기술 발전 등 나름의 기준이 있다. 북한 역시 세대가 구분된다. 왕정에 가까운 체제답게 지도자가 그 기준이다. 몇몇 역사적 사건도 세대를 가르는 분기점이 된다.

김갑식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논문 '김정일 시대 권력엘리트 변화'에서 북한의 세대를 총 4개로 구분했다. 북한의 1세대는 항일혁명투사를 가리킨다. 2세대는 한국전쟁 참가자들과 전쟁 후 천리마대고조 시기의 참여자들이다. 1세대와 2세대의 구분은 비교적 명확하다. 김일성이 그들을 이끌었다. 함께 혁명과 건설을 한 세대다.

3세대는 전쟁 이후 세대다. 김 교수는 3세대를 1950년대 중반에서 1970년대 중반 출생자로 구분했다. 지도자도 김정일로 달라졌다. 북한 공식문헌에서도 3세대 이후를 '새 세대'라며 '주체사상이 구현된 우리식 사회주의가 수립된 이후 태어난 세대'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전쟁을 겪은 이전 세대에 비해 물질적 혜택을 많이 받았다. 일부이지만 1975년부터 시작된 의무교육의 수혜자다. 논문에서 김 교수는 3세대와 4세대의 구분이 다소 모호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북한의 '로동신문'에서 그 구분 근거를 찾았다. 1993년 2월28일자 '로동신문'은 고등중학교 졸업을 앞두고 농촌과 탄광 부문으로 진출하기로 결심한 학생들을 '혁명의 4세대'로 지칭했다.

이를 근거로 김 교수는 4세대를 1970년대 중후반 출생자들로 분류했다. 북한 내 정규교육체계가 완성돼 본격적으로 고등교육을 받은 세대다. 성장기 때는 '고난의 행군'(1990년대 중ㆍ후반 국제적 고립과 자연재해 등으로 극도의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시기)을 겪어야 했다. 출생 시점으로 볼 때 김정일이 후계자로 확정된 뒤 태어난 세대이기도 하다.

1984년생의 김 위원장도 4세대에 포함된다. 공교롭게도 김 교수가 기준을 세운 1970년대 중후반 출생자들은 1977년생으로 시작되는 N세대의 기준과 일치한다.

이른바 '통 큰 결정'을 내린 김 위원장의 모습을 볼 때 북한의 4세대를 N세대로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은시대의 북한'을 쓴 정창현 국민대 교수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과거 우리 N세대의 기본적인 특징인 컴퓨터, 휴대전화 보급과 채팅의 활성화를 지금 북한의 20~30대들이 향유한다"며 "김 위원장이 처음 등장했을 때 놓였던 책상 위 스마트폰이 하나의 사례"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김 위원장을 권력 계승관계로 보면 3세대지만 나이나 문화로 볼 때 4세대이고, 이 4세대가 곧 N세대"라며 "자연스럽게 젊은 세대들은 IT로 근접해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건희, 이재원 기자




'로동신문' 앱으로 뉴스를, '내비'로 길 찾는 北 N세대 생활상



한복 입고 제기 차서 동질성 회복 될까…IT, 南北 하나되는 '키포인트'

[MT리포트] 'N세대' 김정은, 상상 이상의 '새로운' 북한

"동무, 금수산태양궁전은 여기서 어떻게 가나요?"
"거긴 좀 먼데... 멀다고 하면 안되겠구나"


우리의 상상은 이미 현실이다. 평양 시내에서 길을 헤맨다면 '길 찾기' 프로그램, 우리의 내비게이션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된다. 이미 북한에선 핸드폰으로 로동신문을 볼 수 있다. 출퇴근길, 핸드폰으로 뉴스를 뒤적이는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북한의 N(Network)세대의 성장과 함께 나타난 사회 변화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쌍방향 의사소통에 익숙한 이 세대가 북한에도 등장했다. 북한학자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북한의 청년들을 '새 세대'라고 부른다.

북한 연구자들에 따르면 북한에는 이미 500만대 이상의 휴대전화가 보급돼 있다. 전체 인구 2500만명의 1/5에 해당한다. 노인과 유아를 제외하면 실제 보급률은 더 높다. 북한에도 인터넷과 통신망이 있다. 하지만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당 간부를 비롯한 일부 고위층이다. 일반인들은 인트라넷 수준의 정보망만 사용이 가능하다. 내부 통제를 위해서다. '로동신문' 어플리케이션도 이 인트라넷 기반이다.

'김정은 시대의 북한'을 쓴 정창현 국민대 교수는 "경제제재가 풀리면 현재 북한 내부에서만 채팅을 하거나 이메일을 보내는 인트라넷 형태에서 대외적인 인터넷 연결 수요가 생기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인PC와 태블릿PC, 핸드폰 등 하드웨어에 주력한 북한이 이제는 소프트웨어 발전에 나선다. 정 교수는 "아침엔 휴대폰으로 로동신문을 보고 평양에서 길을 헤맬 땐 '길찾기' 프로그램을 사용한다"며 "게임도 옛날엔 지뢰찾기 같은 간단한 형태에서 지금은 더 복잡한 게임 형태들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중독'이나 '공공장소에서 무음으로 바꾸기' 같은 사회 문제도 현실이다. 실제 2014년 북한의 계간지 '문화어학습'은 '전화할 때 지켜야 할 언어 예절'이라는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당시 잡지는 "지금 사회적으로 손전화가 많이 이용되면서 일부 사람들 속에서 전화 예절을 지키지 않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마트폰 등 IT문화가 북한에도 빠른 속도로 형성된 셈이다. 당장 김 위원장부터가 애플 제품을 애용한다. 학자들은 이같은 인프라가 반세기 넘게 쌓인 남북간의 이질감을 해소하는 '키'가 될 것으로 평가한다. 남북 경제협력의 첫 연결이 될 철도보다도 쉽고 빠르게 연결할 수 있는 것이 인터넷이다.

정 교수는 "동질성 회복은 옛날처럼 한복을 입고 제기 차는 게 아니다. 자연스럽게 젊은 세대들이 IT로 근접해 가는 것"이라며 "북한의 N세대가 등장하면서 남북의 청년들이 만나도 IT 분야는 이질감이 상당히 덜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 읽어주는 MT리포트

이재원 기자, 조준영 인턴기자



북한의 '밑바닥'을 바꾼 장마당을 펼쳐보자



[New Gen이 만드는 New North]北 경제·사회변화 도화선…N세대, 시장경제 주체로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3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앞에서 북한 주민들이 '북남 예술인들의 련환공연무대 우리는 하나'를 관람한 뒤 귀가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br />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3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앞에서 북한 주민들이 '북남 예술인들의 련환공연무대 우리는 하나'를 관람한 뒤 귀가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장마당은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시기 국가 배급제도가 붕괴되면서 주민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사실상의 시장경제다. 장마당은 시장경제를 경험한 소위 '장마당 세대'라 불리는 N세대를 낳았다.

장마당은 오늘날 북한 경제의 중심축인 시장의 원형이다. 특히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후 북한 경제와 사회 변화의 도화선 역할을 하고 있다. 장마당은 1990년대 이후 아래부터의 시장화로 탄생했으나, 2003년 당국이 이를 인정하면서 공인받은 종합시장만 480여개(올해 2월 기준)에 이른다. 북한 연구가들은 공인된 종합시장(장마당)을 비롯해 골목시장, 야시장 등 갖가지 시장이 북한 주민들의 생활 수요의 80~90%를 해결한다고 말한다.

북한 김정은 정권이 대북제재로 타격을 받고 있음에도 주민들이 '제2의 고난의 행군'을 겪지 않는 것은 장마당 경제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19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남북관계 전망 콘퍼런스'에서 전문가들은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후 북한 경제가 시장화됐다는 데 공감했다.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북한 가계는 수입의 3분의2 이상을 시장 역할을 하는 장마당을 통해 벌어들인다"며 "충전식 선불카드 수준의 신용카드도 통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부유층을 중심으로 한 사금융이 금융회사 역할을 하는 시장경제적 요소도 감지된다고 전했다.

이러한 가운데 평양은 자본주의의 맛을 본 인민들이 돈을 좇는 욕망의 도시로 변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주민들은 이 공간에서 자본주의의 원리를 익히고, 독자 생존의 지혜를 체득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은 사실상 정부가 깔아준 멍석에서 물건을 사고팔며 거둔 소득의 일부를 국가에 사용료로 납부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1일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이 머물고 있는 고려호텔에서 바라 본 평양시민들의 모습. 한 여성이 휴대전화기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1일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이 머물고 있는 고려호텔에서 바라 본 평양시민들의 모습. 한 여성이 휴대전화기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뉴스1
시장에서 돈을 번 신흥 계층도 세를 넓히고 있다. 시장의 발전과 분화로 인한 각종 차별화는 필연적으로 '경쟁'과 '사적 욕망'의 확대를 가져온다. 성장기부터 자연스럽게 시장 경쟁체제에 눈뜬 북한의 젊은 세대는 북한 사회변화의 핵심 축이 되고 있다. 이들은 국가의 배급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시장을 이용해 돈을 버는 시장의 주체로 자라고 있다.

미국 외교전문지 디플로매트는 지난달 10일 하버드대 데이비스센터 이종수 연구원의 기고 '북한정권 세대교체: 변화를 예고하나'를 실었다. 이 연구원은 '스타일과 경제' 측면에서 북한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분석했는데, 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 이후 보여온 평화적 접근과 역동적 리더십의 요인으로 리설주의 등장과 함께 북한 경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또 시장(장마당)이 북한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눈에 띄게 늘고 있으며, 많은 북한 주민이 준(準) 민간사업가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시장경제를 무조건 가로막았던 선대와 달리 장마당을 사실상 수용하면서 장마당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북한에 500만대의 핸드폰이 보급된 것도 장마당의 활성화와 무관치 않다. 현재 북한의 2030 세대는 장마당을 통해 한국 문화를 일상적으로 접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우리 예술단의 평양 공연에 걸그룹 '레드벨벳'을 초청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 위원장은 비사회주의 문화를 여전히 통제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변화하는 세태와 세 새대의 변화, 해외 문물의 유입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500만대의 핸드폰, 500여개의 장마당을 통해 돌아가는 북한은 더 이상 과거식의 통제나 압박이 통하지 않는다"며 "김정은은 과거처럼 소수의 백두혈통, 빨치산, 테크노크라트가 아니라 인민을 관리함으로써 정권유지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박소연 기자



여당은 'N세대' 예측, 야당은 "못믿겠다"며 집단퇴장



정치권이 바라보는 'N세대'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도중 삿대질을 하며 소리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도중 삿대질을 하며 소리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여당을 비롯해 범여권은 극찬을 아끼지 않는 반면 보수 야당은 폄훼하기 바쁘다. 극명하게 대립되는 지점에 바로 젊은 세대를 바라보는 시각차가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미 지난해 '신세대 평화론'을 주창했다. 추 대표는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을 지켜본 후 "지난해 여름 이후 기회가 있을때마다 ‘신세대 평화론’을 제안했었다"고 강조했다.

'신세대 평화론'이란 북한의 ‘신세대’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멈추고 공존의 균형을 꾀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해외 유학파인 김 위원장이 할아버지나 아버지 세대와 확연히 다른 스탠스로 남북 문제를 다룰 것이란 게 핵심이다. 추 대표는 김 위원장이 대화와 협력을 하고자 한다면 우리나라가 번영과 개방의 길로 안내하겠다고도 했다.

추 대표는 "당대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30대의 신세대’라 규정하면서, ‘신세대’답게 새 시대의 흐름에 맞는 새로운 방식으로 북한의 안정을 보장받고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라고 촉구했다"며 "지난해 9월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연설에서도 똑같이 ‘신세대 평화론’을 강조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김 위원장에게 선대의 유지였던 핵무장론의 유혹을 벗어버리고 한국 정부가 내민 손을 잡고 평화체제로 가자는 제안이었다"며 "북한의 안전 보장 가능성은 한국 정부가 내민 손을 잡을 때 더 커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작년 교섭단체 연설때엔 야당을 중심으로 많은 야유와 비난이 있었기에 이번 두 정상의 만남에 (코 끝이) 찡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9월 추 대표 연설 당시 본회의장에 있던 야당 의원들은 추 대표의 '신세대 평화론'에 반발해 회의장에서 나갔다. 한마디로 "검증되지도 않은 30대 젊은 지도자 김 위원장을 어떻게 믿을 수 있냐"는거다. 추 대표의 연설 중 '신세대 평화론'을 거론한 대목에서 야당 의원들이 반발한 게 대표적이다.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은 “지금은 (북한과) 대화를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하태경 의원도 “어제 핵실험을 했는데 바로 타협하자는 것인가”라고 했다. 급기야 바른정당 의원들이 연설 도중 집단 퇴장했다.

보수 야당의 입장은 여전하다. 김 위원장의 언행을 믿지 못하겠다는 것. 과거처럼 말고 행동이 다를 수 있는데 어떻게 우리의 안위를 맡길 수 있냐는 주장이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는 물론 ,세 차례나 연평해전을 일으킨 바 있고,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목함지뢰 도발, 휴전선 총격 도발 등 끊임없이 우리의 평화를 위협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당은 북핵의 완전한 폐기가 전제되지 않는 한 어떠한 대북 제재 이완 조치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문재인 정권의 언론 장악과 여론 조작으로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선뜻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정진우 기자

이재원
이재원 jaygoo@mt.co.kr

머니투데이 정치부 야당팀 이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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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cjdwjddls  | 2018.05.01 12:20

북한 주민들의 일상이 변하기 전엔 아무 것도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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