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근로자의 날, 내년부터 공무원도 쉬게 합시다"

머니투데이

세종=민동훈 기자
세종=양영권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사진=뉴스1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1일 국무회의에서 한 소신 발언이 관료사회에 회자되며 화제가 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매년 5월1일 ‘근로자의 날’에 공무원에게도 휴무를 보장할 것을 건의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이 합법화된 만큼 공무원들도 쉬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공직사회에서 일고 있다.

2일 정부부처에 따르면 세종에서 화상회의를 통해 국무회의에 참석한 김 위원장은 막판 별도의 발언기회를 얻어 “공무원도 내년부터는 근로자의 날에 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가 발의한 헌법개정안을 보면 ‘근로’라는 용어를 ‘노동’으로 변경했다”며 “내년부터 ‘근로자의 날’도 ‘노동자의 날’로 바꿨으면 한다”고도 했다.

이 총리는 근로자의 날 공무원 휴무보장 건의에 대해선 특별한 언급을 하지는 않았다. 공무원들의 경우 근로자의 날 관련 법률이 아닌 대통령령인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이른바 법정공휴일 에 따른다. 현재 근로자의 날은 법정공휴일이 아닌 만큼 정부 부처와 시·군·구청 등 공공기관 공무원들은 원칙적으로 근무를 해야 한다. 국무회의가 근로자의 날인 1일에도 열릴 수 있었던 이유다.

다만 최근들어 서울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근로자의 날에 지자체장 직권으로 특별휴가를 주는 방식으로 휴무를 보장하고 있다. 예컨대 지난해부터 근로자의 날 특별휴가를 실시하고 있는 서울시의 경우 지방공무원 복무조례와 서울시 업무지침에 따라 서울시장이 부여할 수 있는 최대 5일 이내의 특별휴가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서울시 외에도 올해엔 광주시와 부산시 영도구, 동구 등도 근로자의 날 특별휴가를 실시했다.

이 총리는 다만 근로자와 노동자의 표현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김 위원장의 지적과 관련해서는 “노동자니 근로자니 하는 논의는 공허하다”며 “같은 사람을 놓고 노동자라고 하면 불온해 보이고, 근로자라고 하면 그렇지 않다고 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의견을 밝혔다.

국무회의에 배석한 한 고위공무원은 “관련 발언 이후 회의가 바로 종료됐고, 다들 서둘러 퇴장하는 바람에 참석자들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진 않았다”고 말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근로자의 날과 관련해 평소 소신을 밝힌 것”이라며 “사전에 공정위 차원에서 준비된 발언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