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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가정을 재건하는 길

[기고]정태연 중앙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MT시평 머니투데이 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 |입력 : 2018.05.03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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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
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

‘가정의 달’이라고 할 만큼 5월에는 자녀, 부모, 부부와 관련된 날들이 많다. 기계처럼 돌아가는 바깥세상의 일 때문에 그 동안 제대로 눈길 한번 주기 힘들었던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의 삶을 챙겨보자는 취지일 것이다.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도 보내고 서로에 대한 이해와 감사를 나누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 것이 우리의 행복에 더없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낮은 결혼율과 출산율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터라, 가정의 가치를 드높이는 것이 사회적 차원에서도 중요한 일이다. 이러한 어려움의 발단은 무엇보다도 여성들에게 가족이 갖는 기능과 의미가 과거와는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가령 조선시대와 같은 근대 이전의 시기에 결혼과 출산은 여성들의 삶에 거의 전부였다면, 오늘날 이것이 갖는 우선순위는 직업이라는 대명제에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가정을 꾸리는 것은 과거의 여성들에게 삶의 수단인 동시에 그 삶의 가치와 의미를 규정하는 절대적인 기준이었다. 남성들 중심의 사회에서 결혼은 여성들에게 생계를 유지하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었고, 자녀 특히 남아를 출산하여 집안의 대를 잇는 것이 그들의 삶을 평가하는 강력한 잣대였다. 이 상황에서 여성들에게 결혼과 출산은 자기실현의 오직 한 길이었다.

그러나 근대가 도래하면서 이와 같은 상황은 크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도 여성들의 삶을 평가하는 기준이 출산과 양육에서 직업으로 거의 압도적으로 바뀌었다. 가정이라는 경계 안에서만 그 의미를 갖던 여성의 삶이 전문적인 지식의 습득과 함께 그 영역 밖으로 탈출한 셈이다. 이런 이유로 결혼과 출산이 직장생활에 방해가 되면, 여성들은 과감히 후자를 위해 전자를 포기한다.

이러한 사실이 주는 메시지는 우리 사회의 낮은 결혼율과 출산율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성들이 직장생활에서 겪는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처럼 출산과 양육을 위해 약간의 지원금을 지급하거나 몇몇 차원에서의 혜택을 주는 것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불충분하기 그지없다. 이러한 발상은 지극히 근시안적이며 단편적이다.

GPTW 인스티튜트는 국내에서 ‘여성이 일하기 좋은 기업’을 매년 선정해서 발표한다. 이것은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제도 속에서 여성이 상사에 대한 신뢰, 남성 동료와의 원만한 관계, 그리고 자신의 업무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기업을 선정하는 제도이다. 이러한 제도가 주는 의미는 기업 스스로 직장 여성의 고충을 배려하는 것이 출산과 양육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점이다.

더 나아가,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저출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것이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기업은 단지 여성만이 일하기 좋은 곳이라는 개념을 넘어서서, 어린 자녀를 둔 부모가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탈바꿈할 필요가 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은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들의 배우자 역시 이 일에 똑같이 참여하고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업이 출산과 양육 친화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때, 비로소 우리 사회는 낮은 결혼율과 출산율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있다. 결혼한 남성과 여성이 출산과 양육으로 인해 직장에서의 불리함이나 차별을 겪지 않고, 직장의 업무가 출산이나 양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앞으로 이러한 기업을 발굴하고 선정함으로써 기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 역시 정부가 주력해야 할 일 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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