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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민 '갑질'과 'CEO 병'…"회사 명성을 훼손해도"

[i-로드]<66>대한항공 CEO의 위기대응 능력은 낙제점…“CEO 병에는 치료제가 없다”

머니투데이 강상규 소장 |입력 : 2018.05.06 08:00|조회 : 24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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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i-로드(innovation-road)는 기업이 혁신을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를 알아보는 코너입니다.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 “경영진이 잘못 판단해서 회사에 금전적 손실을 입혔을 때는 십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회사의 명성을 훼손하면 결코 용서하지 않겠다.”

이 시대 최고의 주식투자자인 워런 버핏(Warren Buffett)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1991년 그가 투자한 살로먼브라더스(Salomon Brothers)의 경영진 앞에서 한 말입니다. 당시 살로먼브라더스는 불법 채권매매 스캔들에 휩싸여 파산 위기에 몰렸습니다.

회사가 파산하면 투자액 전부를 날릴 처지가 된 버핏은 살로먼브라더스 이사회 의장직(chairman)을 맡고 위기관리 전면에 직접 나섰죠. 그리고 회사 경영진에게 던진 일성은 회사의 명성을 훼손하는 일은 용서하지 않겠다는 말이었습니다.

이 일화는 존 도얼리(John Doorley)와 헬리오 프레드 가시아(Helio Fred Garcia)가 쓴 ‘Reputation Management’(기업 생존을 좌우하는 명성경영전략-백지연·김장현·홍유정 번역)에 나오는 것으로, 위기 상황에서 회사가 명성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보여줍니다.

이 책의 저자는 한 발 더 나아가 ‘회사 명성을 훼손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그런 행위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무행위’도 용납해선 안 된다고 강하게 주장합니다.

2014년 12월 조현아씨의 ‘땅콩 회항’ 갑질과 최근 조현민씨의 ‘물컵’ 갑질 논란으로 대한항공의 회사 명성은 땅에 떨어졌죠. 그런데도 대한항공 CEO는 이들의 행위를 용납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2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저의 가족들과 관련된 문제로 국민 여러분 및 대항항공의 임직원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서 대단히 죄송하다”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와 큰 딸인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을 모두 사퇴시키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사퇴만으로 회사의 명성을 훼손한 행위에 대한 마땅한 벌칙을 내렸다고 볼 수 있을까요? 조현아씨가 ‘땅콩 회항’ 사건 집행유예가 끝나기도 전에 슬그머니 업무에 복귀했던 만큼, 눈가림식 사퇴는 진정한 벌칙이 아닙니다. 용납이나 마찬가지입니다.

# “회사가 위기상황에서 살아남는 데 중요한 것은 위기의 정도보다는 대응의 시기적절성과 질적 측면이다.”

어떤 회사든 한두 번은 명성에 상처를 입는 사건을 경험합니다. 이때 위기를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면 회사의 운영 및 경쟁력에 해가 되고, 심지어 회사의 존재를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습니다.

1997년 옥스퍼드대학 연구원인 로리 나이트(Rory Knight)와 데보라 프리티(Deborah Pretty)는 효과적인 위기 대응이 회사의 가치에 최대 22%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논문(The impact of catastrophes on shareholder value)을 발표했습니다.

두 명의 연구원은 특정한 위기를 겪은 상장회사의 주가 성과를 조사했는데, 위기를 제대로 다루지 못했던 회사들의 경우 주가가 위기 이후 줄곧 하락세를 이어가 1년 후엔 위기 이전보다 평균 7% 하락했습니다.

반면 위기에 효과적으로 반응한 회사들은 위기 이후 주가 하락 폭이 위기를 제대로 다루지 못했던 회사들에 비해 절반 정도에 그쳤고, 주가도 빠르게 회복돼 1년이 지난 후에는 위기 당시보다 평균 7% 높은 수준으로 올랐습니다. 위기를 효과적으로 대응한 회사와 그렇지 못한 회사의 주가 차이는 최대 22%까지 벌어졌습니다.

두 연구원은 위기 발생 후에 주가를 회복시키는 데 가장 큰 결정요인은 위기로 인한 재정적 손실이나 현금유동성 감소 규모 정도가 아니라 경영진의 대응이었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연구는 회사가 위기상황에서 살아남는 데 중요한 것은 위기의 정도가 아니라 효과적인 대응이라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도얼리와 가시아는 나쁜 일이 발생했는데도 제대로 돌보지 않는다면 회사와 CEO는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조현아씨와 조현민씨의 갑질 논란 이후 초기 단계에서 대한항공이 보인 태도는 무관심 자체였습니다. 조양호 회장은 조현민씨 갑질 논란이 불거진 후 열흘이 지나서야 마지못해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사람들은 이번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고 분개하고 있습니다.

# “'CEO 병'에는 치료제가 없다.”

많은 CEO가 위기가 닥쳤을 때 오만함 때문에 또는 의도적인 이유로 위기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초기 단계에서 잘못 처리하기 일쑤입니다.

도얼리와 가시아는 외부 사람들이 이미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있을 때까지도 CEO는 위기를 인식하지 못할 때가 많다고 꼬집습니다. 재앙에 가까워져서야 비로소 위기로 받아들인다는 것이죠.

CEO가 위기를 즉시 자각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만심(hubris) 때문이라고 두 저자는 말합니다. CEO는 막대한 돈과 권력, 명성을 누립니다. 수천명의 직원들은 CEO가 지나갈 때 허리를 굽신거리고, 사회의 저명인사들은 CEO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CEO는 자신에게 항상 “Yes”를 외치는 직원들에게 둘러싸이고 싶어 하는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두 저자는 어느 회사에나 이같은 ‘CEO 병’(CEO disease)이 존재한다며, 이 병에는 치료제가 없다고 비꼬듯 말합니다.

조현민씨와 조현아씨의 갑질 논란을 보면 대한항공에 분명 ‘CEO 병’이 존재함을 알 수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재벌 총수 병’이 맞겠죠. 조현민씨와 조현아씨가 조양호 회장의 딸들이 아닌 평범한 직장인이었다고 해도 용납했을까요?

대한항공은 조현민씨와 조현아씨의 갑질이 수없이 반복돼 회사 임직원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국민들의 분노를 일으키고 회사 가치가 추락하고 회사 명성에 손상을 입혀도 그동안 아무런 처벌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대한항공 CEO는 그동안 갑질이 숱하게 벌어져도 그냥 외면했습니다. 대한항공 'CEO 병'에는 치료제가 없었습니다.

# “회사의 리더는 회사가 직면한 위기 그 자체가 아닌 그가 취한 대응에 의해서 평가받는다.”

신용카드 아메리카익스프레스(America Express)의 CEO인 켄 체놀트(Ken Chenault)가 2007년 10월 1일 포천(Fortune)지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체놀트의 말을 빌자면, 대한항공 CEO가 그동안 보인 위기 대응 능력은 그야말로 낙제점입니다. 조현민씨와 조현아씨의 갑질을 막지 못하고 내버려둔 대한항공 CEO의 책임이 더 큽니다.

지난 2일 커피 가맹점 이디야커피는 조현민씨와 조현아씨가 점주로 있는 매장들로 인해 이디야커피 브랜드 이미지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전국 2200여 가맹점주들에게 피해를 준다며, 조현민씨와 조현아씨의 매장에 대해 가맹계약 해지를 통보했습니다. 회사 명성에 해를 끼치는 행위가 있다면 이디야커피의 CEO처럼 단호한 조치를 내려야 하고 결단코 용납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나 대한항공 CEO는 조현민씨와 조현아씨의 갑질을 용납했고 이들을 감싸기에 급급했습니다. 그래서 대한항공 CEO에 대한 평가는 낙제점인 것입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8년 5월 6일 (04: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강상규
강상규 mtsqkang3@mt.co.kr

대한민국 창업가와 벤처기업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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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이정식  | 2018.05.06 17:46

니들 선대 조회장은 겸손과 친절이 모토였는데 후대의 니들은 싸가지가 닭모지 로구나. 고따위로 했단 한방에 훅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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