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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칼럼]‘실리콘밸리의 주주’ 스탠퍼드

김화진칼럼 머니투데이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입력 : 2018.05.08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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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칼럼]‘실리콘밸리의 주주’ 스탠퍼드
리랜드 스탠퍼드는 스탠퍼드대 설립자로 알려졌지만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연방 상원의원을 지낸 정치인이었다. 골드러시 시대의 철도 부호였다. 인터넷에 떠돌던 이야기처럼 주지사를 지냈고 당시 가장 부자였던 스탠퍼드가 남루한 행색으로 약속도 없이 하버드대 총장을 찾아갔고 대기실에서 기다리다 총장이 결국 만나주지 않아 발길을 돌렸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

스탠퍼드대 도서관이 홈페이지에 게시한 사실에 따르면 아들을 잃은 후 스탠퍼드 부부는 차세대를 맡길 교육기관을 설립하기로 결심한다. 유럽에서 돌아오는 길에 하버드, 코넬, MIT를 방문해 총장들과 협의했다. 여기에 하버드대 엘리엇 총장이 포함된 것이다.

엘리엇은 종합대학 설립을 권유했고 500만달러를 기금 액수로 제안했다. 스탠퍼드 부부는 서로 얼굴을 쳐다본 뒤 그 액수는 자기들이 마련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스탠퍼드는 1885년 아들의 이름을 붙인 종합대학을 따로 설립했고 스탠퍼드 부부는 지금 가치로 약 1조원 넘는 돈을 학교에 출연했다.

그런데 오늘날의 스탠퍼드는 공대 학장이었던 프레드릭 터먼이 만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터먼은 교수와 학생들에게 기술지식을 상업화해서 적극적으로 창업할 것을 권유했다. 휴렛팩커드(HP) 같은 성공적인 기업들이 탄생했다. 터먼에겐 ‘실리콘밸리의 아버지’라는 칭호가 붙었다.

터먼은 학교 인근에 산업단지(Stanford Research Park)를 조성해 대기업들을 입주시켰다. 물론 임대료도 챙겼다. 록히드, 제록스, GE 같은 기업들이 모여들었다. 학교 재정에 큰 도움이 되었을 뿐 아니라 산학협력의 중심이 되었고 학생들의 창업의욕을 고취했다. 온갖 천재들이 모여 교류하는 장소가 되었다. 학교는 회사 사람들을 교육했고 회사는 학생들을 채용했다.

스탠퍼드는 학문연구가 지식만을 위한 것이라는 통념도 부숴버렸다. 학교 주위에 ‘테크 붐’을 일으켰다. 구글, 시스코 등 4만개 넘는 기업이 생겨났다. 창업과 특허로 교수와 학생, 학교가 벌어들이는 돈이 막대하다. 학생들은 졸업해서 성공하고 학교에 넉넉하게 기금을 내놓는다. HP는 지금까지 약 3억달러를 내놓았다. 스탠퍼드는 사상 최초로 1년에 10억달러 이상 모금하는 학교다.

학교가 정부 예산이나 기부금을 타내려고 민폐를 끼치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생태계를 조성해 부를 창출하고 일부를 회수하는 것이다. 스탠퍼드는 실리콘밸리에 지분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 정도의 커뮤니티는 기술기업들로만 돌아갈 순 없다. 무수한 다른 업종의 기업이 가세했다. 해외 최고급 인력들도 모여든다. 이쯤 되면 학교도 그 수준에 맞춘 교육을 할 수밖에 없어진다. 최고의 대우로 최고급 교수들을 영입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이 지역의 보수수준과 소비수준을 끌어올려 모든 분야의 인재들이 이 지역을 선호하게 만들었다. 공대뿐 아니라 모든 학과가 발전했다.

대학의 지나친 산업 연계에 대한 우려도 있다. 스탠퍼드의 사례를 보면 기우다. 산학협력으로 조성되는 재정이 인문학을 포함해 모든 분야의 부흥을 이끌 수 있다.

터먼에겐 산학협력이 성공하는데 필요한 리더십이 있었다. 조직을 이끄는 단순한 리더십이 아니라 한 세기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패러다임 변환자였다. 터먼의 이름은 아직도 스탠퍼드 공대 도서관에 붙여 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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