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감원은 국가위험 관리 중추..독립적 금융감독할 것"

윤석헌 신임 금감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윤석헌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8일 정식 취임하면서 금감원이 국가 위험 관리의 중추로 역할할 수 있도록 금융감독 본연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국내 금융과 경제의 건강한 발전을 돕기 위해 필요하다면 소신을 갖고 시의적절하게 '브레이크'를 밟겠다고 했다. 금감원의 독립성 문제에 대해선 "주어진 틀에서 독립적·중립적인 금융감독을 할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윤 원장은 8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강당에서 열린 제13대 금감원장 취임식을 통해 정식 취임했다.

윤 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금융감독' 본질에 집중하는 금감원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잠재 위험이 가시화되기 전에 선제 대비하고, 동시에 현실화된 위험에는 엄중 대처하는 것이 금감원이 오롯이 집중해야 할 금융감독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윤 원장은 특히 "금감원이 국가 위험 관리의 중추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건실한 금융감독으로 국가 위험이 적절히 관리돼야만 정부는 올곧은 금융산업정책을 펼칠 수 있고, 금융회사들은 금융상품·서비스 개발과 혁신에 전력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금융소비자들이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 원장은 그동안은 금감원이 국가 위험 관리라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고, 스스로 정체성을 정립하지 못한 채 금융시장에 혼선을 초래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감원이 금융감독의 지향점을 상실함으로써 '국가 위험 관리자'로서의 역할이 일관되게 수행되지 못했고, 감독의 사각지대도 심심치 않게 발생했다"며 이 때문에 가계부채 문제, 저축은행·동양그룹 사태 등 금융소비자 피해 사례가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윤 원장은 금감원의 신뢰회복을 위해선 이름에 걸맞는 '감독'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금융감독은 금융시장과 금융산업에서 '견제와 균형'을 통해 국가가 필요로 하는 위험관리 역할을 다해야 한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서, 그리고 소신을 가지고 시의적절하게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때로는 환영받기 힘든 일이지만 금감원이 한국 금융과 경제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꼭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특히 금융감독이 행정의 마무리 수단이 돼서는 곤란하다며 금융감독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선 '독립성 유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외부인 시절 강조해왔던 금융감독체계 개편 등 급진적인 방안 대신 현실에서 이를 구현할 수 있도록 우선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지금 주어진 틀에서 독립적·중립적 금융감독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윤 원장은 올해만 3번째 수장이 바뀐 금감원의 내부 사정과 관련해선 "무엇보다 직원분들의 마음이 상했을 것 같다"며 "그런 것을 추스리고 차근차근 정리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빠른 시일 안에 금감원이 안정을 찾아야 국가 금융, 더 나아가 경제가 안정적으로 갈 수 있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에 대해선 "오는 17일 감리위원회가 열리고 금융위 증선위원회도 열릴 예정"이라며 "오후에 원승연 부원장이 별도 브리핑을 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