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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진훈련=안전벨트' 초등학생 말처럼

지진 안전지대 아닌 우리나라, 개인도 대처 역량 키워야…16일 전국 훈련 실시

기고 머니투데이 류희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입력 : 2018.05.11 04:00|조회 : 7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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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희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차관)/사진제공=행정안전부
류희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차관)/사진제공=행정안전부
올해 3월 전국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재난예방 포스터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초등학생 작품은 그 문구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지진훈련은 안전벨트와 같아요'라는 짧은 문구가 강렬하게 다가왔다.

평소 훈련에 참여해 지진에 대비했던 경험이 예고 없이 찾아오는 지진으로부터 나와 소중한 가족을 지키는 '안전벨트'가 된다는 당연한 사실이 초등학생의 눈으로도 통해서도 확인된 것이다.

예기치 못한 재난을 겪으면 불과 몇 분 몇 초 내의 판단이 생사를 가르는 잣대가 된다. 얼마나 신속하게 적절한 판단을 하고 소중한 목숨과 재산을 구할 수 있는 가를 결정하는 힘은 평소의 교육과 훈련에 달렸다.

지진 대응 선진국인 일본에서는 평소 주민 스스로 비상용품을 준비하고, 지진 대피훈련에 적극 참여해 지진에 대비한다. 반복 훈련을 하는 이유는 명료하다. 행동 요령을 단순히 아는 것과 실천을 통해 몸에 익히는 것은 실제 상황에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평상시 교육과 훈련을 반복한 결과가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에서 나타났다. 당시 지진과 지진해일의 여파로 일본 전역에서 사망자와 실종자, 부상자를 포함해 2만5000여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으나 이와테현(県) 가마이시시(市)의 히가시 중학교에서는 바다에서 불과 500m 거리에 위치해 있었음에도 피해자 수가 상대적으로 크게 적었다. 평소 훈련 받은대로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의 손을 잡고 신속하게 대피해 많은 생명을 구한 '가마이시의 기적'을 만들어낸 것이다.

우리나라도 최근 반복되는 지진으로 더 이상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지대가 아니라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2016년 9월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고, 지난해 11월 포항에서도 규모 5.4의 지진으로 135명의 부상자와 1797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포항지진 이후 정부는 기존의 지진 대책을 재검토하여 개선하고 있다. 학교 등 공공시설에 대한 내진보강 지원을 확대하고 전국 활성단층 조사도 당초 예정보다 완료시기를 앞당길 계획이다. 또한 이재민 구호와 복구 대책을 개선하고 지진 발생 시 행동요령도 상세하게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도 현장에서 국민 참여와 실천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피해를 예방하고 줄이는데 충분하지 못하다. 실례로 지진을 겪었는데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 개인이 정확히 알지 못하면 정부 정책이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 국민들도 평소에 주변의 체험관을 자주 찾고 정부가 실시하는 교육훈련에 적극 참여해 스스로 지진에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오는 5월 16일 오후 2시 '2018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의 일환으로 ‘국민참여 지진 대피훈련’을 실시한다. 공공기관 위주로 실시했던 지진 대피훈련을 다중이용시설 등 민간부문까지 참여할 수 있도록 확대했다. 더불어 국민들의 훈련 참여를 돕기 위해 다양한 매체를 통해 지진 행동요령과 대피장소를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훈련 상황을 재난위험경보, TV·라디오 방송을 통해 안내한다.

"외부에서 아무리 강한 위협이 오더라도 사회가 그것을 견딜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재난은 발생하지 않는다." 역사학자 E.H. 카(Carr)의 말처럼 정부의 정책과 국민의 대응 역량이 어우러진다면 대한민국은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나라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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