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패혈증' 강남 피부과, "프로포폴 상온 방치"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집단 패혈증'으로 8일 경찰과 보건당국의 현장조사가 실시된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피부과 앞에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서울 강남의 유명 피부과 집단 패혈증 사건을 내사 중인 경찰이 시술에 쓰인 프로포폴이 수일 동안 상온에 방치됐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8일 오후 6시부터 밤 10시30분까지 강남구 신사동 A 피부과 원장 박모씨(43) 등 병원 관계자 10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고 밝혔다.

해당 피부과에서는 전날인 7일 낮 12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시술을 위해 프로포폴을 투약받은 환자 21명 중 20명이 고통을 호소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참고인 조사에서 병원 관계자 전원은 프로포폴을 이달 4일부터 7일까지 약 60시간 동안 상온보관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했다.

마취 등에 쓰이는 프로포폴은 냉장고에 보관해야 한다. 상온에 보관할 경우 세균이 빠른 속도로 증식해 오염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조사를 받은 모든 병원 관계자의 프로포폴 관련 진술이 일치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당시 패혈증 증상을 보인 환자로부터 "간호조무사가 프로포폴 변질일 수 있다고 하는 말을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날 경찰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쯤까지 질병관리본부, 강남보건소, 서울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과 함께 전날 1차 합동 감식에 이어 2차 감식을 진행했다.

환자들은 피부리프팅 시술, 홍조치료 등을 목적으로 프로포폴을 투약받았다. 대부분 20대 중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여성 19명과 남성 1명이다. 생명에는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