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재 한 달 만에…' 中 ZTE, 주요 영업 활동 중단

머니투데이

김영선 기자

중국 통신장비 기업 중흥통신(ZTE)이 미국 정부의 제재로 주요 영업 활동을 중단했다. ZTE는 부인했지만 일각에서는 스마트폰 사업부 매각 가능성도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ZTE는 9일(현지시간) 홍콩거래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회사의 주요 영업 활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미 상무부가 ZTE에 대한 미국 기업의 부품 공급을 금지한 지 한 달도 안 돼 나온 발표다.

일각에선 ZTE가 스마트폰 사업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단 얘기도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ZTE가 화웨이와 오포, 샤오미 등에 스마트폰 사업부를 넘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ZTE와 화웨이, 오포, 샤오미 등은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16일 ZTE가 이란-북한 제재 규정을 어긴 데 대한 후속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ZTE에 대한 자국 기업들의 부품판매를 7년간 금지한다고 밝혔다.

ZTE는 지난해 이란-북한 제재 규정을 어기고 이란에 미국산 제품과 기술을 공급했다는 이유로 텍사스주 연방법원에서 유죄 판정을 받았다. 위반 행위를 인정한 ZTE는 벌금 8억9000만달러를 내기로 합의했다.

ZTE는 또 후속조치로 4명의 고위 임원을 해고하고 35명에 대해 상여금을 삭감하거나 고소하기로 했지만 이들에 대한 징계를 단행하지 않았다. 미 상무부는 "ZTE가 관련 직원을 문책하긴커녕 오히려 보너스를 줬다"며 "그냥 넘길 수 없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미 정부 조치로 퀄컴 등으로부터 부품을 공급받지 못하게 된 ZTE는 재고가 바닥나 스마트폰 판매를 사실상 중단하는 등 난항을 겪었다. 홍콩거래소 내 주식 거래도 중단했고 연간 주주총회도 연기한 상태다.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하면서 ZTE가 양국 분쟁의 한가운데 놓이게 됐다. 최근 ZTE는 미 상무부에 제재 유예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