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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기사 대기시간도 '주52시간' 포함되나요?"

[the L] ['주52시간' 근로시대 ①] 업무 준비·이동·대기 시간도 근로시간 포함…"자유시간 아니면 원칙상 근로시간"

머니투데이 이보라 기자 |입력 : 2018.05.17 05:00|조회 : 5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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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이지혜 디자인 기자
/삽화=이지혜 디자인 기자

#서울 영등포구청 소속 무기계약직 환경미화원 A씨는 매일 새벽 3시30분까지 출근한다. 근무시간은 새벽 4시부터지만 준비를 위해 일찍 나온다. 작업복을 갈아입고 청소 장비를 챙긴 뒤 자신이 담당하는 청소 구역까지 가려면 30분이 걸린다.


#회사원 B씨는 업무상 해외 출장이 잦다. 그런데 항공기 경유 문제로 외국 공항에서 몇시간씩 기다릴 때가 많다. 항공기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 뿐 아니라 공항을 오가는 시간에 탑승 수속을 밟는 시간, 대기시간까지 합치면 12시간이 넘기도 한다.

#운전기사 C씨는 임원의 출근을 위해 항상 30분 일찍 임원 집에 도착한다. 만에 하나라도 임원이 일찍 출근할 일이 생길 수도 있어서다. 임원이 회사에서 업무를 볼 때나 외부에서 누군가 만나는 동안은 오롯이 C씨의 대기시간이다.

이처럼 업무를 위해 준비하거나 이동 또는 대기하는 시간도 근로시간에 포함될까? 최장 근로시간을 종전 주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개정 근로기준법이 7월 시행을 앞두면서 이 같은 시간도 근로시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원칙적으로 업무를 위한 준비·이동·대기시간도 근로시간에 포함된다.

개정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근로자의 주 최장 근로시간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된다. 그러나 업무 준비·대기시간 등에 대한 기존 법 조문은 그대로 유지된다.

근로기준법 제50조은 '작업을 위해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 등은 근로시간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용자의 지휘·감독이 직접적으로 있지 않더라도 근로자가 자유롭게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유경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업무를 준비하거나 업무 관련해 대기하는 건 당연히 근로시간에 포함된다"며 "근로자가 자유롭게 자신의 시간을 사용하는 게 아닌 상황이라면 원칙적으로 근로시간"이라고 말했다.

해외 출장 도중 대기하는 시간은 근로시간에 포함된다는 판례도 있다. 수원지방법원(민사10단독)은 지난해 모 기업 해외영업팀장으로 근무하던 이모씨가 회사를 상대로 미지급 근로수당 지급을 청구한 소송에서 "휴일에 출입국 절차, 비행 대기 및 비행, 현지 이동 및 업무 등으로 회사 직원이 소비한 시간도 근로시간으로 봐야 한다"며 "회사가 이씨에게 2198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대기시간 동안 자유롭게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면 근로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운전기사의 경우 대기시간이 순수한 대기가 아니라 휴게시간으로 활용됐을 경우는 근로시간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선 휴식공간 등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여건이 제공돼야 하는데, 법적으로 인정받기가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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