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재건축 수주 과열 감시"…법 위반시 수사의뢰

@머니투데이 임종철 디자인기자

최근 서울 등 일부지역에서 재건축·재개발 수주 과열 조짐이 다시 나타나면서 정부가 조치에 나섰다. 금품 제공 등 불법행위가 발견될 경우 수사의뢰 등 엄중조치할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는 정비사업 수주 과열 양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에 과열 조짐이 보이는 사업장에 대한 사실확인 및 시정조치를 요청했다고 10일 밝혔다.


최근 서울 흑석9구역 등 일부 정비사업장에서 다시 수주 과열 양상이 나타나면서 조치에 나선 것이다. 롯데건설은 흑석9구역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 조합원들에게 개발이익 확정보장금 명목으로 30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어 일종의 금품제공 아니냐는 논란이 됐다. 이곳은 롯데건설과 GS건설이 수주경쟁을 벌이고 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10월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해 과열 수주 경쟁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 당시 현대건설은 공사비 2조6363억원에 달하는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를 수주하는 과정에서 조합원에게 이사비로 70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제안해 논란이 됐다. 국토부는 과도한 이사비가 일종의 금품 제공이라고 보고 이를 금지시켰다.

국토부가 마련한 개선방안에 따르면 앞으로 건설사들이 수주 과정에서 금품 제공 등 부정한 행위를 할 경우 시공사 자격을 박탈하고 2년 간 정비사업 입찰참가 자격도 제한된다. 건설사가 고용한 홍보업체에서 부정행위를 할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같은 내용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건설사가 입찰 할때는 설계, 공사비, 인테리어, 건축옵션 등 시공과 관련된 사항만 제안 할 수 있고 시공과 관련 없는 이사비, 이주비, 이주촉진비,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등은 제안 할 수 없도록 했다.

하지만 이같은 조치에도 수주 과열 양상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반포주공1단지와 최근 흑석9구역뿐 아니라 그동안 주요 정비사업장에서는 시공사로 선정되기 위한 건설사들의 각종 불법행위가 난무했다.

홍보요원(OS요원)들이 각 조합원을 개별 접촉해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하거나 상대 건설사들을 비방하는 일들이 많았다. 공사비가 큰 사업장일수록 이같은 불법행위 양상은 더 심해졌다. 금품 등의 제공이 당장 조합원에게는 이득이 될 수 있어도 결국 공사비 증가 등으로 이어져 다수의 조합원과 일반분양 계약자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

국토부는 지자체와 함께 합동 점검을 추진해 불법행위를 사전에 방지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공과 무관한 금전지원이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관리·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위배사항이 발견되면 시정명령, 수사의뢰 등 엄정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