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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셧다운제' 폐지에 반대하는 이유

[같은생각 다른느낌]게임 과몰입 방지 vs 부정적 낙인 효과

머니투데이 김태형 이코노미스트 |입력 : 2018.05.15 06:30|조회 : 6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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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2011년 11월 이후 게임 셧다운제가 실시돼 16세 미만 청소년들은 오전 0~6시에 인터넷 게임을 할 수 없다. 2014년 일부 16세 미만 청소년, 학부모, 게임업계의 반발로 셧다운제에 대한 헌법소원이 제기됐으나 헌법재판소는 합헌으로 결정했다.

셧다운제는 ‘청소년 보호법’ 제26조제2항에 의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2년마다 평가해 개선 등의 조치를 하며, 2017년 5월에 고시된 셧다운제는 내년 5월까지 적용된다.

게임 셧다운제 반대자들은 “게임 과몰입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로 실효성이 적고 게임에 대한 부정적 낙인효과를 가져와 게임 산업을 위축시킨다”고 주장한다.

지난달 30일 대한민국게임포럼이 국회에서 개최한 ‘대한민국에서 게임이란 무엇인가?’라는 토론회에서 콘텐츠 크리에이터 나동현은 “셧다운제는 청소년이 문화로 즐기는 게임을 일률적으로 막는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현재 셧다운제는 게임 과몰입 청소년이 적은데도 16세 미만 모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해 과잉금지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게다가 일부 게임 과몰입 청소년은 부모의 아이디를 도용하거나 셧다운제 규제를 받지 않는 모바일 게임으로 전환하기도 한다.

올해 3월 한국교육개발원이 한국콘텐츠진흥원에 제출한 ‘2017 게임 과몰입 종합 실태조사’에 의하면 초·중·고 응답자 중 셧다운제에 영향을 받는 게임 과몰입군이 0.68%, 과몰입 위험군이 1.89% 수준으로 일반 사용자군(81.46%), 게임 선용군(15.97%)에 비해 현저히 낮다.

하지만 셧다운제에 영향 받는 게임 위험군이 적다는 것은 대다수의 일반 청소년에게 불편을 주는 제도가 아니라는 것도 의미한다.

셧다운제가 게임에 대한 부정적 낙인효과를 유발한다는 것은 더욱 근거가 미약하다. 낙인효과란 셧다운제가 게임은 유해한 것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켜 게임 산업의 매출과 고용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셧다운제는 게임 자체를 불법화하는 것이 아니다. 16세 미만 청소년들이 한밤중에 하는 온라인 게임만 금지하는 제도다. 이를 두고 낙인 효과 운운하는 것은 본질을 잘못 이해한 것이다.

온라인 슈팅 게임을 종종 한다는 학부형 A씨는 “자녀가 온라인 게임을 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지나치게 많이 하는 것을 걱정하는 것이다”며 게임업계가 주장하는 낙인효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오히려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인 과도한 폭력성, 음란성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고 돈벌이에 급급해 사행성 확률 아이템의 자율 규제에 미흡했던 게임업계의 책임이 더 크다.

국내 게임 산업 위축도 사실이 아니다. 2016년 세계 게임시장에서 국내 온라인 게임은 15.2% 점유율로 2위이며, 모바일 게임은 8.2%로 4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7년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의하면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셧다운제가 실시된 2011년 8조8047억원에서 2016년 10조8945억원으로 24% 정도 규모가 커졌다. 2017년은 11조5703억원으로 6.2%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다만 셧다운제의 영향을 받는 온라인 게임은 2016년 4조6464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2% 가량 규모가 줄었다. 그러나 이는 게임 시장이 온라인 게임에서 모바일 게임(+24.3%), 비디오 게임(+58.1%), 아케이드 게임(+71.5%) 등으로 바뀐 것으로 셧다운제 영향이라고 볼 수 없다.

세계 게임 시장도 비슷한 추세다. 2016년 플랫폼별 세계 게임시장 점유율은 모바일 게임(31.9%), 비디오게임(24.8%), 아케이드 게임(21.3%) 순이며 온라인 게임(18.5%)은 최하위로 내려갔다.

더군다나 게임 소비자인 청소년과 학부모 모두 셧다운제 지지율이 높은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한국행정학회가 한국콘텐츠진흥원에 제출한 ‘청소년 게임이용시간 제한제도 개선방안 연구’ 자료에 의하면 게임을 한다고 응답한 만16세 미만 청소년 51.9%가 셧다운제에 ‘동의 또는 매우 동의’를 선택해 ‘전혀 동의하지 않거나 동의하지 않는’ 응답자(18.3%)의 3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학부모의 지지도는 이보다 높아 응답자 771명 중 82.3%가 셧다운제를 지지했다.

또한 셧다운제가 게임이용시간 감소, 수면시간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이 각각 46.8%, 40.6%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학습이나 수면을 취할 시간에 게임에 몰두하게 되는 상황을 강제적인 규제에 의존해서라도 빠져나오고 싶은 청소년과 학부모의 마음이 잘 드러나 있다. 혼자 스트레스를 풀거나 친구와 놀기 위해 온라인 게임을 시작하지만 스스로 적정 수준에서 멈추기 어려운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청소년들의 여가 활동이 다양해지고 건전한 게임 문화가 정착되면 게임 셧다운제 필요성도 자연스럽게 사그라질 수 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학업 위주의 교육 환경이 바뀌지 않는 한 미미한 부정적 효과를 내세워 셧다운제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게임 억제 효과를 기대하는 청소년과 학부모의 반발만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8년 5월 14일 (19: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태형
김태형 zestth@mt.co.kr

곡학아세(曲學阿世)를 경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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